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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 경쟁률 5대1… 어린이집 덕에 '꿈의 직장'된 이 곳

넥슨·엔씨·네이버 "아이와 함께 출퇴근… 아이도 회사도 함께 커가요"

입력 2015-03-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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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가 워킹맘들이 심리적 안정 속에 업무를 하도록 ‘직장 어린이집’ 개원에 앞장서 육아문제 해결과 우수인재 확보 등 ‘1석2조’ 효과로 업계의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기업 어린이집 운영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어서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장려하며 의무 사항으로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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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운영하는 직장 어린이집 '도토리 소풍'이 판교·선릉원에 이어 최근 개원한 제주원의 내·외부 모습.

18일 IT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네이버 등은 에 ‘도토리 소풍’, ‘웃는 땅콩’, ‘푸르니 어린이집’ 등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특징은 입소 경쟁률이 5:1 가량으로 치열한 편이지만 한 번 입소하면 자신이 퇴사하지 않는 한 초등학교 입할 때까지 등원할 수 있어 워킹맘들에겐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넥슨의 ‘도토리 소풍’은 판교원과 선릉원을 합쳐 160여명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반까지, 엔씨소프트 ‘웃는 땅콩’은 판교 본사 안에 최대 2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넥슨의 경우 지난 16일 자사의 3개 어린이집 중 160명이나 수용 가능한 가장 큰 규모의 제주원을 개원했다. 이 곳은 넥슨 지주사인 NXC의 문화사업법인 미술 수업 전용 공간 ‘아뜰리에’를 마련해 ‘아트빈’ 수업을 포함한 오감발달 미술활동도 제공해 주변 직장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최모(38)씨는 “일반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경우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가는 데만 한 시간 이상 소요가 되기 때문에 6시까지 맞춰 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사내 어린이집이 있는 기업체에 다니는 주변 지인은 어린 자녀와 함께 출근해 함께 퇴근하기 때문에 일의 집중도가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정부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확대를 위해 보육수당 지급을 설치 이행의 대체수단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으나, 이를 어겨도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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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어린이집 ‘도토리소풍’

현실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린이집에 투자를 망설이는 게 사실이다. 대기업의 경우 실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임원들의 연령이 높고 어린이집 정책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절실함이 적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민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면 민원이 생겨도 아이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말 못할 고민에 시달린다”며 “그러나 직장어린이집은 같은 회사 직원이면서 회사 내부에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직원이 따로 있어 의사소통도 수월하고 믿고 맡기기에 좋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 어린이집은 늦게까지 운영한다 말은 하지만 형식적인 말 뿐이고 막상 아이를 받고 나면 실제 6시 지나기가 무섭게 아이를 데려가라 재촉하는데다, 일부 어린이집은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입소가 불가능하다며 갑질까지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2년부터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이 고용된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고지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만 해도 작년 12월 말 설치 의무 사업장이 363곳 중 불과 176곳만 설치해 직장어린이집을 갖춘 기업이 50%를 밑돌았다.

넥슨의 한 관계자는 “사내 어린이집은 아이가 부무와 한 건물에서 일과를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근무 시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아이들은 오후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남아있는 일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가 한 달에 며칠 이상은 일찍 귀가하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 식사를 유기농 식품으로만 제공한다거나 다양한 문화(미술, 음악활동)를 접하도록 마련한 시스템도 만족도가 높아 기혼 직원들의 근속기간을 늘리는 장점도 있다”며 “임직원 자녀들은 취학하기 전까지 계속 사내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어 부모들의 가장 큰 육아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네이버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중견·중소기업들은 재정적인 부담과 장소 마련 등의 어려움으로 사내 어린이집 설치를 무기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신은하 한솔교육희망재단 사무국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 직장어린이집 확대를 위한 설치 지원비를 늘리고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미설치사업장을 고시해 압박하는 등 규제를 정비했지만 기업들의 참여는 지지부진하다. 현재 전국 어린이집 4만3,000여곳 가운데 직장 어린이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불과하다”며 “정부 지원금과 보육료만으로 어린이집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기업이 직원을 위해 자발적 지원을 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보육교사의 수를 충분히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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