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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은퇴 후 금융자산 보다 중요한 '일자리'… 실패 없는 노후준비 전략은

입력 2016-09-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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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인 일자리 한마당<YONHAP NO-1763>
은퇴 후 일자리가 가져다 주는 근로소득이 왠만한 금융소득 보다 낫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말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노인 일자리 한마당에서 취업 희망자가 게시판을 살펴 보는 모습. (연합)

 

국제노인인권단체인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2014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어느 나라가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인가를 평가한 것이다. 60세 이상 노인의 사회적·경제적 복지 정도에 관해 96개국의 순위를 매겼는데 1위는 노르웨이였다. 스웨덴 스위스 등 이른바 복지천국 나라들이 2,3위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50위로 딱 중간 수준이었다. 역량 면에서는 19위였으나 소득보장 면에서 80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능력은 있는데 이를 소득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100세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은퇴 후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 저금리 시대에 금융자산 보다 중요한 ‘일자리’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노후를 위해 하지 말이야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연령대별로 노후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20대는 소비에만 치중 말고 저축하고 일찍 자신이 특기를 발견하는 데 힘 써라, 30대는 자동차 구입에 과도하게 지출 말고 꼭 맞벌이를 해라, 40대는 자녀 사교육에 과다하게 지출하지 말고 노후 생활비 마련을 시작하라, 그리고 50대는 은퇴 후 일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제2의 일자리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조기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40~50대에게 일자리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어렵게 재취업을 한다 해도 고령층 재취업의 현실은 살벌하다. 2013년 고용노동부의 고령자 재취업 관련 통계를 보면 시설관리직이 30%, 운수업이 15%나 된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확실한 은퇴전략은 은퇴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곱씹어 볼 시점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서동필 수석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이제 ‘3층 노후 소득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연금 외에 부동산, 그리고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일자리가 더욱 중요해 진다. 일정하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근로소득이 있다면 왠만한 규모의 금융자산 보다 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누군가 월 125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면, 이는 연 1.5% 이자율을 감안할 때 금융자산으로 10억 원을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라는 얘기다. 최근처럼 금리 하락기에는 향후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현재 월 100만 원의 근로소득을 금융자산 이익으로 얻으려면 12억 원이 예금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에 김 소장은 “생애 설계의 핵심은 소득 개념이며, 소득에서는 일을 해서 버는 ‘근로소득’이 중심”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기술’에 기반을 둔 양질의 근로소득은 생애를 흔들림 없이 지탱해 주는 힘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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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동부산권 채용박람회'에서 노년층 구직자들이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연합)
◇ 은퇴 후 일을 갖기 위해 뛰어드는 ‘자영업 창업’, 그러나 성공하기 힘들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몇 해 전 은퇴준비 성향을 조사한 바 있다. 은퇴준비 태도와 은퇴생활 인식을 두 축으로 은퇴준비 성향을 분류해 보니, 은퇴생활에 대한 소극적 목표를 갖고 단기 대응하는 ‘임기응변형’이 37.4%로 가장 많았다. 사전준비는 하지만 노후현실을 감안한 소득적 목표를 가진 ‘철두철미형’이 26.4%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은퇴준비 성향은, 은퇴 후 너나없이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의 ‘준비 안된 은퇴’와 맞물린다. 국내 자영업 창업자 가운데 3년이면 절반 이상이 문을 닫는 게 우리에 현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연구소는 ‘은퇴 후 창업, 망하지 않는 5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소자본 창업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50대 중산층의 평균 순자산을 2억 6000만 원으로 보는데, 이럴 경우 1억 원 안팎의 초기투자가 적정수준이라고 말한다.

둘째는, 365일 묶여 있는 창업은 피하라는 것이다. 초기에야 죽을 힘을 다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애를 써야 하지만, 어느 정도 궤도가 올랐다고 판단되면 믿을 만한 사람을 들여 여유를 즐기는 것이 노후 대비에 더 좋다는 것이다.

셋째는 가족, 특히 배우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라는 것이다. 평소에는 힘이 되고, 혹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는 위로가 될 수 있다. 넷째는 잘 알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사업가 마인드로 철저히 무장해 고객과의 마찰 등을 훌륭히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 노후 대비… 이런 것도 한번 생각해 보자

자동차를 팔아보라고 제안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승용차를 출퇴근용으로만 이용해도 연간 1000만 원의 유지비가 필요한데 이를 대중교통비로 월 25만 원 씩 연 300만 원을 지출하고, 나머지 700만 원을 연금저축 등에 돌라는 것이다. 미래 대비도 되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이조’라는 얘기다.

‘생애 상속’도 고려해 볼 만 하다. 100세시대연구소가 세대 간 인식차이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상속에 관해 물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 생전에 상속이 이뤄지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식 교육시키고 결혼시키는 데 대부분의 자산을 털어넣은 상황에서 거의 바라기 힘든 일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고령화 국가인 이웃 일본에서는 이 제도가 의외로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상속세를 대폭 낮춰주는 대신, 생전 상속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세대간 ‘부의 이동’이 가능해지고, 장롱 속에 묶여 있던 돈이 풀려 경제와 소비를 살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 곧 고령화 사회를 맞게 되는 우리도 한번 검토해 볼 만한 이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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