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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노사상생', 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2017 신년기획] '4不 탈출' 돌파구를 찾아라

입력 2017-01-05 07:00 | 신문게재 2017-0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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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해 무분규를 통한 임단협 협약을 조인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르노삼성)

 

노사 상생(相生)은 출구 없는 비상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의 양극화로 노조 스스로 해결책을 찾지 못해서다. 노사 상생을 위해 사용자의 결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상생의 주체 중 하나인 노조가 바로서야 올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올해 역시 대한민국 노사는 노조 양극화에서 오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뿌리 깊은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어려움은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한 패착이 크다. 지난해의 경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자동차·전자 등 수출 주력 산업의 경기 악화로 노사 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지만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조선 3사 노조의 구조조정 반대, 현대차 조합원의 임금·단체협상 노사 합의안 거부 등 노사 분규가 되레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유지를 고민하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킨다면 ‘불협의 노사’라는 꼬리표는 언제든지 떼어낼 수 있다.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노사화합으로 새로운 상생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만 주목해도 답이 보인다. 일본 기업으로 도요타가 대표적이고, 미국에선 새턴자동차와 디트로이트시 사례가 손꼽힌다. 새턴자동차는 1980년대 중반 미국 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졌을 때 노조와 사용자가 49대 50으로 구성된 ‘99인의 위원회’를 만들어 탄생했다. 노사 화합이라는 경영 철학으로 미국 자동차를 10년간 세계 최고의 명품차로 탈바꿈시킨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디트로이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자동차 회사들의 몰락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GM과 포드, FCA 등 미국 ‘빅3’로 불리는 자동차 회사들이 노조와 힘을 합쳐 다시 일으킨 도시다.

국내 모범 사례도 많다. 지난 26년간 무분규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와 한때 강성 노조의 대명사로 불리던 LG, 오랜 위기 경영을 딛고 SM6 흥행 돌풍 일으킨 르노삼성차도 성공적인 노사 관계로 정평이 나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 성과를 낸 사례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함께 수주를 펼치는 등 경영난 해소를 위해 손을 맞잡기도 했다. 이 밖에 포스코, 한화, 효성, 한진 등이 노사화합을 통한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노사 상생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물론 임금피크제와 무노조, 무분규 등의 타이틀이 소위 귀족노조와 사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일방통행이 아닌 협력적 패러다임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가 합심해 사측과 공존하는 노사문화를 만들 것을 주문한다. 경영악화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때 노사가 배려와 상생으로 함께 해법을 찾는 등 달라진 노사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불신과 부정적인 경험이 노조 상생을 가로막고 있다”며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선 예측 불가능한 서로의 고민까지 헤아리는 새로운 단계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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