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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데뷔 30주년 맞은 김현철이 미생들에게 전하는 노래

입력 2019-11-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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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김현철<YONHAP NO-3138>
가수 김현철이 20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10집 앨범 ‘돛’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

 

“꽃은 절대 알 수 없는 게 있지/피어 있을 땐 자신이 꽃이라는 걸/그러나 모두 지고 난 후에야 알게 되지/그토록 아름다운 꽃이었음을” (김현철 10집 앨범 수록곡 ‘꽃’)

지난 30년간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던 가수 김현철(50)이 지천명을 맞아 처음으로 미생들에게 격려의 노래를 불렀다. 17일 공개된 정규 10집 앨범 ‘돛’ 수록곡 ‘꽃’을 통해서다.

박창학과 김현철이 노랫말을 쓴 ‘꽃’은 박원, 새소년 황소윤, 백지영, 박정현 등 화려한 피처링 군단이 돋보이는 10집 앨범 수록곡 중 오롯이 김현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곡이다. 김현철은 ‘꽃’에서 “울고 있나요? 무정한 세상이 오늘도 그대를 힘들게 하나요? 혼자 뿐이라는 생각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또 그댈 슬프게 하나요?”라고 다정하게 묻는다.

김현철은 20일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연예인 후배, 동료를 비롯, 젊은 친구들이 앞길이 창창함에도 불구하고 삶을 포기하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며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주위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드리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꽃은 잎이 떨어져야 스스로 꽃이란 걸 안다고 해요. 젊은 친구들이 힘들어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는 걸 상기했으면 해요.”

김현철이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철은 “어쩌면 동료들이 아닌 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곡이기도 하다”며 “보듬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꽃’ 외에도 총 17곡이 담긴 10집 앨범은 2장의 CD로 구성됐다. 5곡 미만의 미니앨범이나 싱글을 내는 게 고작인 음원시대에 김현철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원래 LP를 제작하려고 해 이달 말에 LP가 발매됩니다. 요즘 같은 음원시대에 앨범 두 장을 한꺼번에 내는 걸 걱정스럽게 보는 분들도 많았죠. 스스로도 미친 짓 아니냐고 묻곤 했어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밖에 음악할 수 없는 DNA를 타고난 것 같아요.(웃음)”

타이틀곡 ‘위 캔 플라이 하이’(We can fly high)는 김현철 표 ‘시티팝’의 정수가 담긴 곡이다. “나이는 하나의 숫자일 뿐이야/나는 나에게 선언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단 걸”이라는 가사는 김현철의 자전적인 고백이다. 김현철은 “이 가사 때문에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시티팝’이란 개념이 도입되기도 전, ‘시티팝’ 장르를 구현해낸 김현철은 이번 앨범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옛 추억을 환기시킨다. 하지만 촌스럽거나 구태의연하지 않다. 과거의 아련함이 느껴지면서도 세련된 감성을 물씬 뿜는다. 마치 1989년 ‘춘천 가는 기차’를 발표했던 천재소년 시절처럼 그는 왕성한 창작열기를 10집 앨범에 꾹꾹 눌러담았다.

“1~3집 음악을 들어보면 잘난 사람은 저 하나인 느낌이죠. 요즘은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은 이정도의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작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되거든요. 요즘 것과 옛것을 가르는 시대가 됐지만, 저는 옛것에서 감성과 감각을 계속 찾으려고 해요. 지켜야만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현철의 이번 앨범 발표는 2006년 9집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이후 13년만이다. 그는 젊은 뮤지션인 ‘죠지’가 자신의 노래 ‘오랜만에’를 리메이크 하는 모습에 자극받아 새 앨범을 구상하게 됐다며 내년 봄에는 최백호, 정미조의 목소리가 담긴 새 앨범을 들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전했다.

“젊은 친구들을 통해서 에너지 담긴 목소리를 담은 건 제게 큰 도전이었고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됐어요. 노래라는 게 누가 부르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음악인은 옛사람과 요즘 사람의 구별이 없는 것 같아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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