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비바100] 강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 미래 신소재산업으로 부각

[테크리포트] '미래산업의 쌀' 탄소섬유 글로벌 쟁탈전

입력 2021-09-06 07:15 | 신문게재 2021-09-06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clip20210905081741
탄소가 90% 이상으로 이뤄진 탄소섬유. (사진출처=beyondmaterials.com)

 

탄소섬유는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소재다. 가벼우면서도 강철처럼 강도가 높아 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과 항공기, 자동차 등 운송수단에 사용할 수 있어 미래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가벼운 무게로 경량화와 연비 개선·이산화탄소 배출 감소효과가 커 친환경 에너지 절감을 위한 필수 소재로 꼽힌다.

 


 

clip20210905081301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강철 대체할 ‘미래 산업의 쌀’ 탄소섬유…탄소중립 속 더욱 각광받는 신소재

탄소섬유는 원사(실) 속에 탄소를 92% 이상 함유한 제품이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한다. 고강도, 경량화가 특징인 탄소섬유의 용도는 항공·우주, 방산, 스포츠·레저 산업부터 토목·건축,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로 인해 기존의 철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 소재를 대체할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수소경제에서 탄소섬유는 수소 연료탱크의 핵심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수소 연료탱크는 평균 기압의 최고 900배를 버티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고강도 탄소섬유가 적격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 에너지 분야, 스포츠·레저 시장에서 탄소섬유의 수요 속도가 증가하고 있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가 항공기자동차 등에 적용되면, 기기 자체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연비 향상 및 배기가스 감축 등으로 친환경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소재인 탄소섬유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이유다.

또 스포츠·레저, 토목·건설, 일반산업 기계 등 전방산업과 풍력 발전용 블레이드와 같은 에너지 분야에서 활용하는 등 점차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탄소섬유는 적용 분야나 최종재의 특성에 따라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탄소섬유강화 금속 등 다양한 가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탄소섬유의 기술 개발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만큼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되는 신소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clip20210905081940
탄소섬유 구조. (사진출처=효성첨단소재)

 


이러한 탄소섬유는 제조 방법에 따라 크게 PAN(Polyacrylonitrile)계와 피치(Pitch)계로 나뉘어진다.

팬계 탄소섬유는 원료인 아크릴로나이트릴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분자 상태로 만들고, 이를 아크릴 섬유로 만들어 1200℃ 이상의 고온에서 탄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제작한다. 세계 탄소섬유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과 미국 기업 대부분이 팬계 탄소섬유를 만들고 있다. 피치계 탄소섬유는 석유, 석탄 공정에서 증류하고 남은 잔류물을 아크릴 섬유로 만들어 고온에서 탄화해 제조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탄소섬유의 한 가닥의 지름은 7㎛, 즉 100만분의 7미터 정도다. 머리카락의 10분의 1로 매우 가느다랗지만, 수만 가닥이 모인 탄소섬유 다발은 수백kg을 버틸 정도로 강철보다 단단하다.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 2029년 133억 달러 전망…연평균 성장률 11%

탄소섬유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세계 탄소섬유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47억 달러(5조4000억원)에서 2024년 약 78억 달러(9조원), 2029년에는 133억 달러(1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1.0%에 달하는 셈이다.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보잉,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 업체와 BMW, 피아트, 벤틀리와 같은 완성차 업체, 그리고 영국과 독일의 해상풍력 설비 업체들이 탄소섬유 주요 소비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clip20210905081525
효성 탄소재료사업단 전주공장. (사진출처=효성첨단소재)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약 50%를 점유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탄소섬유 시장이 형성된 미국의 경우, 도레이, 미쓰비시레이온, 테이진 등 일본 기업과 자국 기업 헥셀, 유럽 솔베이 등 글로벌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세계 탄소섬유 시장 1위 업체인 도레이는 1971년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항공우주 분야 물량을 독점, 연간 4만26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며 약 28%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유럽 지역에서 가장 큰 탄소섬유 제조기업인 독일 SGL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 BMW와 함께 자동차용 탄소섬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헥셀은 항공우주 분야와 풍력발전용 블레이드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탄소섬유를 생산하기 시작한 기업은 효성첨단소재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일본,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에 고성능 탄소섬유인 ‘탄섬’(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2%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4월 한화솔루션에 수소 차량용 연료탱크 보강에 쓰이는 고강도 탄소섬유를 공급하는 1600억원 규모 상당의 장기 계약을 맺기도 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생산규모를 증설해 연 40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오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해 단일 생산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연 2만4000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인경 기자 ikfree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