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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한 사드 보복, 맞대응 나서나?…고개 드는 反中 정서

입력 2017-03-09 16:48 | 신문게재 2017-03-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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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 소비자 칭다오맥주 맞대응 조짐
한반도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이어지면서 국내서도 수입맥주 시장 1위로 떠오른 중국 칭다오맥주를 불매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연합)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치졸한 경제보복 조치가 연일 이어지면서 국내서도 맞대응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애꿎은 한국 기업이 중국 소비자의 표적이 돼 상당한 피해를 입으면서 이에 맞서 국내 소비자를 중심으로 중국 제품 불매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커지면서 중국 제품 사용을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여행업계에서는 5월 이후부터 중국행 여행 수요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440여만 명으로 중국 여행업의 핵심 고객층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당장은 미리 예약했던 중국 여행상품을 취소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5월 이후 잠재적인 중국 여행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굳이 반한감정이 커진 중국보다는 차선책으로 동남아 등의 대체 여행지를 찾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온라인에는 일부 네티즌들이 격화된 감정을 보이며 중국산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국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칭다오맥주도 불매대상으로 거론된다. 칭다오맥주는 양꼬치 열풍과 함께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이마트에서 칭다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0% 늘어났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등 가격 대비 높은 성능비로 입소문을 타던 중국 IT제품도 불매운동 여파로 인기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이달 들어 중국산 보조배터리 매출이 70% 감소했지만 회사 측은 사드와 관련된 불매운동이 아닌 판매 물량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산 휴대용 보조배터리 업체인 광명전기 주가가 급증하는 등 시장 안팎에서 중국 IT제품 불매 움직임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중국 측에도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이 맥주, 식료품 같은 소비재 수출을 통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무역흑자만 122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중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0.4%(1588억 달러) 수준이다. 중국의 수출국 순위에서도 미국, 홍콩, 일본에 이어 4위(4.5%·957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95% 차지하는 중간재 역시 한국이 쓸 수 있는 반격 카드다. 한국산 D램과 낸드플래시, 화학, 철강 소재 및 기계부품 등 자본재나 원자재의 수출을 줄일 경우 가공무역을 하는 중국으로선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중국으로선 자국 내 완제품 생산에 필수인 한국산 부품이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의 치졸한 사드보복에 감정적으로 맞대응하는 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도 대(對)한국 수출 규모나 한국에 있는 노동자와 조선족들이 중국 본토로 송금하는 금액이 상당하기 때문에 반중 정서가 확대될 경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양국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감정적 불매운동보다는 양측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타협점을 찾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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