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금융 > 은행

[은행이 갑질러? 4] 은행이 공적인가?

입력 2023-11-13 14:13 | 신문게재 2023-11-14 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5대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 (사진=각 사)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누구도 은행편이 아닌 것 같다는 자조섞인 우려가 나온다. 은행은 과연 만인의 질타대상인가.

현 시장 금리 결정구조에서 대출을 받은 서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 때 장사가 안돼 대출로 버텼던 자영업자들은 대출금리가 뛰면서 빚 부담에 눌렸다.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젊은 층은 특히 고금리 부담이 크다.

그래서 이처럼 고금리 상황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성과급잔치를 벌이는 은행에 대한 시선은 상대적으로 따가운 게 현실이다.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다 합친 것보다 은행권의 영업이익이 더 큰데 과연 은행이 반도체나 자동차만큼 다양한 혁신을 해서 60조원이라는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인가” 이같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은행업에 대한 생각(말)은 내심 은행권 종사자에게는 많은 충격을 준다. 은행들이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중간서 돈을 번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게 심어줬다는 게 불만이고 나아가 금융업의 이미지가 ‘봉이 김선달’식으로 흐를지를 걱정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국민과 정부의 도움으로 은행이 구제된 과거를 떠올리면, 지금의 은행권이 ‘고금리속 성과급 잔치’가 세간의 눈길을 끌 때, 금융 소비자들이 ‘갑’으로 재부상한 은행권이 달갑지는 않을 게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결국 코로나로 인해 어려웠던 경제가 최근에는 고물가·고금리로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은행권만 손쉬운 이자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며 “그렇다면 그런대로 시장 질서에 따라 예·대 비즈를 하는 은행이 나름 효율적 책임을 지는 구조(차주에 대한 이율조절 등)로 윤 정부가 몰아가는 게 바람직한지를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은행이 이자장사로 돈을 많이 벌었다지만 외국 유수 은행에 비해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볼 때, 국내 은행이 만인의 질타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비정상적 ‘정치적 프레임’ 때문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희생양 찾기’로 보기도 한다.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을 나타내는 NIM을 따져보면 우리나라 은행이 외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 아니다. 실제 JP모건 등 미국 5대은행의 지난해 평균 NIM은 2.67%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은행(1.63%) 보다 1%포인트 더 높다. 미국 당국과 소비자들이 은행을 ‘공공의 적’으로 바라본다는 얘기는 드물다. ‘살 찐’ 은행도 불만이 없지는 않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