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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갑질러? 3] 자영업자가 은행의 '종'인가

“지원 폭 넓혀 서민 어려움 줄여야” vs “자영업자 대출 쉽게 만든 환경이 문제”

입력 2023-11-12 10:08 | 신문게재 2023-11-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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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은행들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갑질’을 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판에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고금리 구조 개선과 함께 공적인 금융지원 폭을 더욱 확대해 서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한 “자영업자가 은행의 ‘종노릇’한다”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은행권을 자영업자의 공적으로 만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개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지방은행지주 3곳 회장들은 오는 1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을 대상으로 ‘갑질’, ‘종노릇’ 등을 표현하며 비판하며 금융권을 압박하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상생금융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거센 비판에 주요 은행들은 서둘러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내놨다. 신한금융도 지난 6일 1050억원 규모의 ‘2024년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 금융 패키지’를 발표했다. KB금융,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도 현재 내부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 대다수는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현실이지만 자영업자의 은행권 ‘종노릇’ 식의 관계설정은 오히려 상생금융 마련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적으로 은행권들의 자영업 서비스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어서다. 물론 은행들도 현 고금리 구조를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이익 위주로 높은 고금리를 받다 보니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산금리를 낮춰서 서민들이 대출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은행들의 상생금융 프로그램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서민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에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며 “은행들의 과점 체제에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지금보다 훨씬 더 폭 넓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정부 차원의 자영업자 지원 금융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은행을 무작정 비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 등의 예산을 확대해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저금리 정책상품(지원)을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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