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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자동차와 핸드백 그리고 돈?

입력 2017-11-30 15:57 | 신문게재 2017-12-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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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지구를 침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외계 행성에서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남자와 여자로 구분돼 어울려 살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지구로 파견됐다. 지구로 파견된 외계인 스파이들은 인간들의 생활 패턴이 어떤지 유심히 관찰했다. 외계인들이 주목한 바에 의하면 인간은 아침마다 자동차라고 불리는 다리 네개 달린 생명체를 몰고 회사로 출근한다. 자동차는 주차장이라는, 라인이 선명한 직사각형 네모 안에 세워놓고 인간이 퇴근할 시간이 되면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간다.

인간이 열심히 일할 때 자동차는 주차장에서 하루 종일 놀기만 한다. 인간이 90%의 노동을 한다면 자동차는 10% 밖에 하지 않는다. 이동만 해 줄뿐 모든 일은 인간이 직접 한다. 게다가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주유소라는 식당에서 잔뜩 식사를 하게 해준다. 인간이 평소먹는 밥값보다도 10배나 비싸다. 뿐만 아니라 세차장이라는 목욕탕에 가서 샤워도 시켜 준다. 자동차 밖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인간이 즐겨하는 때도 벗겨준다. 따뜻한 물과 거품으로 씻어내고 광까지 낸다. 눈이 부실 정도다. 자동차 안은 공기를 빨아먹는 진공청소기라는 동물이 미세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진공청소기는 하루 종일 빨아먹기만 하는데 살이 찌지 않는다. 다이어트가 필요없는 괴상한 동물이다.

그런데 지구의 지배자는 하나 더 있다. 자동차가 남자와 여자 모두를 지배하는 생명체라면 여자들만을 지배하는 생명체가 있다. 인간들은 이 생명체를 핸드백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핸드백은 다리가 없어서 여자들이 직접 들고 다닌다. 모든 여자들은 핸드백이라는 생명체를 매일 들고 다닌다. 여자들에게 핸드백이 생명이요, 자존심이라고 한다. 매일같이 바라보고 닦아준다. 그래서 여자들은 핸드백을 ‘아가’(Baby)라고도 부른다. 여자의 뱃속에서 놓은 자식을 인간은 ‘아가’라고 표현하는데 왜 ‘아가’라고 부를까? 외계인 스파이는 아무리 관찰해도 여자의 뱃속에서는 핸드백이 나오지 않았다. 이건 결코 풀 수 없는 숙제여서 장기 과제로 남겨 놓았다. 결국 외계인 스파이는 지구의 지배자를 인간에서 자동차와 핸드백으로 다시 수정했다.

정작 외계인 스파이가 더욱 놀랄 일은 따로 있다. 돈이라는 생명체를 서로 갖기 위해 친구와 이웃을, 심지어 가족까지 죽이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의 행동은 지구 전체적으로 일어난다. 더욱 아이러니한 건 사람을 죽인 당사자는 감옥이라는 곳에서 참회를 하게 한다. 그런데 감옥에서 나온 후 돈을 갖기 위해 또 다른 사람을 죽인다. 우주전쟁도 이렇게 까지 잔혹하진 않다. 그래서 돈은 매우 무서운 존재다.

외계인 스파이가 지구를 관찰한 보고서는 이렇게 결말이 난다.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자동차와 핸드백이며 가장 무서운 존재는 돈이다. 따라서 가급적 돈이라는 생명체를 피하고 지구를 지배하는 자동차와 핸드백을 지배 및 소유하면 지구는 우리의 소유가 될 수 있다.

실험실의 햄스터 한 마리가 다른 햄스터에게 말했다. “나는 저 학자를 길들였어. 내가 이 버튼을 누를 때마다 저자가 나에게 먹이를 가져다주지.” 이처럼 다른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외계인 스파이처럼 전혀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정인호 GGL 리더십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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