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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질환, 겨울에만 위험? … 무심코 흘린 땀 심장엔 ‘毒’

기온 1도 상승시 심근경색 사망 10% 늘어 … 탈수증상 탓 심장 과부하, 하루 2ℓ 물 필수

입력 2016-07-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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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지속되면 열로 인해 뇌신경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신경세포가 죽을 수 있다.

흔히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등 혈관질환은 추운 날씨 탓에 혈관이 수축되는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름철 폭염도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다.


요즘처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무더위가 계속되면 일사병 등 온열질환을 비롯해 심장질환, 고혈압, 뇌졸중 등 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2014년 하버드대 의대 연구 결과 여름철 기온이 평균보다 1도 오르면 당뇨병과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약 10%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학회도 기온이 32도 이상일 경우 뇌졸중 발생은 66%, 관상동맥질환은 20% 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길자 교수는 “지나치게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땀으로 인한 탈수증상과 실내 냉방기 사용에 따른 급격한 온도변화로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폭염 탓에 수분이 땀을 통해 체외로 빠져나가면 피가 끈끈해져 피떡(혈전)이 잘 생기고 이는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은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구분된다. 이 중 여름에 자주 발병하는 것은 뇌경색으로 땀 배출로 인한 혈전이 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또 폭염 탓에 체온이 상승하면 체온조절 중추인 시상하부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이 분비된다. 땀샘에서 분비된 땀은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을 냉각시켜 체온을 떨어뜨린다.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을 경우 혈액은 피부 표면 모세혈관으로 집중된다. 이런 경우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심장박동이 커지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심장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폭염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를 늘려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체온조절시스템을 망가뜨린다. 또 스트레스는 체내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여름철엔 에어컨 등 냉방기를 사용해 실내외 온도차가 크다. 이런 경우 혈관의 수축과 이완 작용이 반복되면서 혈관이 경직되고 두꺼워 심장에 무리를 준다.


뇌는 심장과 함께 더위에 가장 취약한 신체 부위 중 하나다. 무더위가 지속되면 열로 인해 뇌신경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신경세포가 죽을 수 있다. 여름철에 유독 깜박하는 증상이 잦은 것도 더위로 뇌 신경회로에 문제가 생긴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소 혈압이 높은 환자는 덥다고 바로 찬물로 샤워하거나, 몸이 뜨거운 상태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 교수는 “높은 온도 탓에 확장돼 있던 혈관이 찬바람을 맞으면 갑자기 수축되면서 혈압이 상승해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이 올 수 있다”며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냉방기는 실내외 기온차가 4~5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여름철엔 하루 2ℓ 이상 물을 마시는 게 혈관 건강에 좋다. 물은 한 번에 두세 컵씩 몰아서 마시기보다는 한두 시간에 한 잔씩 자주 마셔준다. 외출 전에는 미리 물을 두 컵 정도 마셔 탈수에 대비한다. 스포츠음료는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당분이 너무 많은 제품은 피하도록 한다. 갈증 해소에 도움된다고 생각되는 커피, 홍차, 맥주 등은 이뇨작용을 촉진해 오히려 수분 배출량이 늘어나고 갈증이 심해질 수 있다.


심부전치료제인 강심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여름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강심제는 체내에 칼륨이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땀으로 칼륨이 다량 배출된 상태에서 강심제를 복용할 경우 심장수축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응급상황이 올 수 있다.


혈관 건강을 위해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그늘에서 자주 쉬어준다. 챙이 넓은 모자와 양산으로 햇볕을 차단하는 것도 필수다. 날씨가 더울 땐 담배와 술도 되도록 멀리 한다. 니코틴과 알코올은 혈관을 수축시켜 무더위로 끈끈해진 피가 심장과 뇌 혈관을 잘 막히게 한다. 과도한 운동도 독이 된다. 실외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과격한 운동으로 체온이 올라가면 땀 배출량이 늘면서 혈액 점도도 상승해 피가 끈적해진다.
스키니진 등 몸에 꼭 끼는 옷이나 넥타이는 혈액순환을 악화시켜 삼가는 게 좋다. 옷 색깔은 열을 흡수하는 검은색보다 파란색, 초록색 같은 밝은 색 옷이 도움된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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