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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뷰티 이어 콘텐츠 경쟁… 갈등 전선 넓히는 CJ vs 쿠팡

8월 MAU, 쿠팡플레이가 티빙 ‘역전’...연예 매니지먼트 자회사 설립
티빙·CJ ENM 적자 지속…제작비 인상·피프스시즌 인수 부담

입력 2023-09-06 17:00 | 신문게재 2023-09-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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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과 쿠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햇반으로 시작된 양사 갈등이 뷰티를 넘어 택배·물류, 콘텐츠 분야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CJ ENM은 2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쿠팡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8월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562만 5295명을 기록했다. 이는 티빙(539만 8255명), 웨이브(439만 2344명)를 넘어선 순위로, 토종 OTT 중에는 가장 많은 MAU를 기록했다. 지난달 519만 8854명의 MAU로 500만을 돌파했던 쿠팡은 한 달 만에 티빙을 끌어내리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티빙이 국내 OTT MAU 1위 자리를 내준 건 지난해 5월 경쟁 플랫폼인 ‘웨이브’를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라선 이후 처음이다. 이는 쿠팡플레이가 다른 OTT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이용료가 저렴한 점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 혜택 중 하나로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월 4990원의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로켓배송 뿐만 아니라 OTT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반면, 티빙·웨이브·왓챠 등 경쟁사들의 가장 저렴한 이용권은 월 7900원 수준이다. 지난해 쿠팡의 와우멤버십은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올해 6월까지 110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반면 티빙은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2020년 61억원대에 머물렀던 순손실액은 2021년 들어 762억원대로 늘더니 2022년에는 1192억원대로 손실 규모가 크게 뛰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866억원대의 순손실을 봤다.

티빙 모기업인 CJ ENM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50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CJ ENM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조489억원, 3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수익성 저하와 함께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FIFTH SEASON) 인수 이후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콘텐츠 제작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OTT 분야에서의 후발주자들이 무섭게 쫓아오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쿠팡은 연예 매니지먼트 자회사인 씨피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는 등 콘텐츠 사업에 적극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방송인 신동엽씨와 전속계약도 마친 상태다. 연예인 매니지먼트-콘텐츠 제작-콘텐츠 유통까지 자체적인 콘텐츠 밸류 체인을 확보한 셈이다. 국내에서는 CJ ENM,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같은 구조 형태를 띄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OTT사업자들의 시장·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자간 결합이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CJ ENM은 웨이브와의 합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합병 대신 하반기에 채널·티빙 시너지 강화를 통해 TV광고를 회복하고 가입자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통 플랫폼도 다각화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쿠팡과 CJ그룹의 갈등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쿠팡이 햇반과 비비고 등 CJ제일제당의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하면서다. CJ제일제당 측은 쿠팡이 높은 마진율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일방적으로 발주를 끊었다며 ‘유통 플랫폼의 갑질’을 주장했다. 또한 지난 7월 쿠팡이 H&B 1위 업체 CJ올리브영을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화장품업계로 갈등이 번졌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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