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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①] 뮤지컬 ‘더데빌’ 박민성·장지후가 추천하는 ‘피와 살’ ‘고해’와 저마다 다른 X들

입력 2022-01-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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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데빌 박민성 장지후
뮤지컬 ‘더데빌’ X화이트 역의 박민성(왼쪽)과 X블랙 장지후(사진=이철준 기자)

 

“지난 시즌들 공연도 못봤어요. 작품은 몰라도 ‘피와 살’은 워낙 유명한 곡이니 알고 있는 정도였죠. 이전 시즌 ‘더데빌’을 비롯해 ‘그림자를 판 사나이’ ‘카포네 트릴로지’ 등 제안은 꾸준히 받았는데 이상하게 알앤디웍스와는 인연이 안닿았죠.”

뮤지컬 ‘더데빌’(2월 27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 X화이트로 제작사 알앤디웍스와 첫 인연을 맺은 데 대해 이렇게 전한 박민성에 X블랙 장지후는 “처음인데 ‘더데빌’을 만난 거야? 심지어 X화이트에 송용진 연출?”이라고 눙쳤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를 1987년 뉴욕증권시장의 블랙먼데이를 배경으로 변주한 뮤지컬 ‘더데빌’은 그런 시대의 주식 브로커로 절망에 빠진 존 파우스트(배나라·이석준·이승헌,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그가 지켜내려는 그레첸(김수연·여은·이지연)을 두고 X화이트(고훈정·박민성·백형훈·조환지)와 X블랙(김찬호·박규원·장지후)이 벌이는 내기를 통해 인간 내면의 선과 악, 빛과 그림자 그리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4년 이지나 작·연출, Woody Pak·이지혜 작곡으로 초연된 후 2017년, 2018년에 이어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초연부터 존 파우스트로 분하다 이번 시즌 연출로 역할을 바꾼 배우 송용진에 대해 장지후는 “열정이 넘치는 연출”이라고 밝혔다. 

 

더데빌 박민성1
뮤지컬 ‘더데빌’ X화이트 역의 박민성(사진=이철준 기자)

 

“아마도 그분의 열정이 하늘에 닿았을 거예요. 이렇게까지 힘들 수 있나, 이렇게까지 사람을 달달 볶을 수 있나 싶을 지경이죠. 늘 고민거리를 던져주시거든요. 그렇게 씨앗을 뿌리시면 고민은 배우들의 몫이죠. 제가 (2018년 시즌에서) 존 파우스트를 했나 싶을 정도로 꼭 처음 하는 작품 같은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작품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게 된 것 같아요. 지난 시즌은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좀더 여유를 가지고 작품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웠죠.”


 

◇관객들에게 보내는 박민성의 헌정곡 ‘피와 살’ 그리고 공감 가는 자조, 장지후의 ‘고해’


“통틀어 ‘피와 살’이 제일 좋아요.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정서의 결이랄까요. 따로 뭔가를 하지 않아도 제일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곡이죠.”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피와 살’을 꼽은 박민성은 이렇게 이유를 밝히며 “그때의 저는 관객들까지도 존과 그레첸을 바라보듯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들도 구원하겠다는 생각으로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존이고 다 그레첸일 때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블랙이 될 때도, 화이트가 될 때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번 시즌 연출에서는 ‘피와 살’을 관객들한테 주잖아요. ‘삶이여 생이여 아름답다 그대’라고.”

이어 “한명 한명이 내 피와 살이고 내 아이들 같다고 생각하니 그 신이 제일 편하다”며 “제가 생각하는 ‘더데빌’이 가진 가장 큰 테마이자 메시지가 담긴 신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X블랙 역의 장지후는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다시 회귀한 ‘고해’를 꼽았다.

“제 정서에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너무 공감이 잘돼요. 지난 시즌에 있었던 ‘죽어버린 이여’는 신을 보다 직접적으로 원망했다면 ‘고해’는 지금 현재 내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노래죠. 자조적 정서가 짙어요. 너무 알겠어요. 그런 읊조림을. 그리고 그 마음이 뭔지. 실제로 우리가 뭔가를 잃었을 때 겪는 감정을 잘 담아낸 넘버 같아요.”


◇반항적인 막냇동생 장지후, 도전적인 김찬호,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박규원의 X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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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 X블랙 역의 장지후(사진=이철준 기자)

“큰 결은 같아요. (김)찬호도, (장)지후도, (박)규원이도 디테일은 다르지만 저의 X화이트는 어떤 X블랙이든 돌아올 거라는 걸 믿고 끌어안죠. 찬호는 도전적이고 도발한다면 지후의 X블랙은 되게 반항적이에요. 투정을 부리거나 방황하는 막냇동생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규원이는 중간선상에서 모호한 자신만의 뭔가가 있어요. 자기만의 세상이랄까요. 그 세계를 침범하지 못하게 방어적이라는 느낌이죠.”

이렇게 전한 박민성은 2017년 ‘벤허’에서 메셀라와 앙상블로 만난 후 ‘더데빌’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장지후에 대해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친구라는 걸 알고 놀랐다”고 말을 보탰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건 알고 있었어요. ‘벤허’ 때 아주 짧은 대사에서도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노래까지 너무 잘하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했죠.”

그리곤 “규원이도, (존 파우스트 역의 배)나라도 그렇다”며 “나라는 2016년 ‘잭더리퍼’, 2014년 ‘조로’에서 만났었고 규원이는 2014년 ‘두 도시 이야기’에서 찰스 다네이와 앙상블로 만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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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데빌’ X블랙 역의 장지후(왼쪽)와 X화이트 박민성(사진=이철준 기자)
“규원이랑 첫 공연하는 날 무대에 나가기 전 X블랙이 X화이트 어깨에 손을 얹고 대기하는 때가 있어요. 그 때 규원이가 제 귀에 대고 ‘형 7년 걸렸어요. 영광이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잘 성장해 각자의 자리를 다지는 후배들을 다시 만나면서 대견했고 너무 박수 쳐주고 싶었어요.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데빌’을 하면서 더 많이 하게 됐죠.”


◇의지되는 박민성, 친구 같은 백형훈, 마냥 동생 조환지, 자기세계가 분명한 고훈정의 X화이트

“X블랙으로 보면 X화이트는 누구든 다 무능해 보여요. X화이트는 특정 종교의 신을 비롯해 우리가 믿는 모든 것들이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원해도 들어주질 않거든요.”

장지후는 X화이트에 대해 이렇게 토로하곤 “자신의 일은 열심히 안하면서 그걸 인간에 대한 믿음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지후로서 민성이 형의 X화이트는 의지되는 부분이 있어요. 무대에서 보면 더 긍휼한 눈빛을 하고 있거든요. 형의 눈에서만 느껴지는 인자함이 있어서 ‘아직 여유 있네. 더 까불어야지’ 하게 되죠.”

이어 백형훈의 X화이트에 대해서는 “원체 일상에서도 모나지 않고 되게 선한 사람”이라며 “친구같은 X화이트다. 살짝 사이가 틀어진 친구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조환지에 대해서는 “마냥 너무 어린 동생 같은 X화이트”라고 덧붙였다.

“(고)훈정이 형은 X화이트들이 바라보는 규원이 형의 X블랙 같은 느낌이에요. 자기 세계가 분명해서 뭘 해도 타격을 안받고 제 할 일 하면서 죽 흘러가는 X화이트죠. 그래서 X블랙들을 더 욱하게 해요. 존이든 그레첸이든 한번 더 꼬집고 싶게 만드는 X화이트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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