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스포츠 > 스포츠 종합

‘청력 극복’ 김동현 활약, 봅슬레이 4인승 사상 첫 은메달

입력 2018-02-25 15: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0000280589_001_20180225125010563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연합)

한국 봅슬레이 4인승 남자대표팀이 기어코 일을 저질렀다.

원윤종(33)-전정린(29, 이상 강원도청)-서영우(27, 경기BS경기연맹)-김동현(31, 강원도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4∼25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벌어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서 1∼4차시기 합계 3분16초38로 전체 29개 팀 가운데 최종 2위를 차지했다.

대회 우승은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가 이끄는 독일 팀(3분 15초 85)에 돌아갔다. 한국대표팀은 니코 발터(독일, 3분16초38) 팀과 함께 공동 은메달을 차지해 동메달은 공석이 됐다.

한국 봅슬레이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한국 썰매의 레전드 강광배(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4인승팀이 첫 올림픽에 출전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8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썰매 종목(스켈레톤, 루지 등)을 통틀어 남자 스켈레톤의 윤성빈(24, 강원도청)에 이은 두 번째 쾌거다.

이로써 한국선수단은 평창올림픽 폐막일 은메달 두 개(컬링, 봅슬레이)를 추가해 종합성적 7위(금5개, 은8개, 동4개)에 올랐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네 명의 청년들이 위대한 업적을 일궜다.

성결대 4학년생 원윤종은 2010년 학교 게시판에 붙은 ‘썰매 국가대표 선발전’을 보고 응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윤종의 추천으로 후배 서영우가 가세해 2인조 팀을 꾸렸다. 이들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해 2015/2016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세계 1위가 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국내에 전문 경기장이 없어 아스팔트 위에서 훈련해야 했다. 국외 훈련에서는 외국 선수단에 장비를 빌리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후 봅슬레이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다. 물적 지원이 이뤄지면서 선수단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4인승 대표팀도 새롭게 꾸렸다.

선천적인 청각 장애를 딛고 일어선 김동현이 4인승을 이끌었다.

김동현은 2008년 봅슬레이에 입문, 국제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강광배와 함께 봅슬레이 4인승 경기에 출전했다. 성적은 좋지 못했으나 경험을 쌓는데 의미를 뒀다.

김동현은 2011년 학교 후배 전정린에게 봅슬레이를 추천했고 이들은 2인승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원윤종-서영우와 경쟁이 아닌 한 팀(4인승)으로 나서 값진 성과를 거뒀다.

4인승에서 김동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맨 뒤에 탑승하는 그는 출발 신호와 함께 썰매를 힘껏 밀면서 추진력을 내는 브레이크맨을 맡고 있다. 피지컬과 함께 반응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동현은 한국 봅슬레이의 기둥이다. 2008년 우연히 봅슬레이 대표팀 선발 공고를 보고 뛰어들었다. 입문하자마자 놀라운 운동신경과 균형감으로 대표팀 주력으로 발돋움했다. 2009년 봅슬레이 월드컵 7차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른 후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를 경험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원윤종-전정린-서영우와 한 팀을 꾸려 한국에 사상 최초 올림픽 은메달을 안겼다.

김동현은 과거 인터뷰에서 "청각장애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하며 기적의 승리를 일군 김동현에 경의의 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