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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혈세 목맨 K-벤처 성장 한계… 민간 벤처금융 토양 다져야

[기업, 다시 경쟁력이다] 벤처·스타트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 벤처스타트업 산업재산권 보유비율 1.8%에 불과
- 정부지원 의존 벗곳 민간 벤처투자 활성화 필요해
- BDC·RS 등 선진 벤처금융제도 도입하고 규제 풀어야

입력 2023-09-15 06:00 | 신문게재 2023-09-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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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는 그동안 막대한 정부 예산과 금융 지원을 받아 성장했지만 기업 수만 늘었을 뿐 글로벌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정밀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 수는 2017년 3만3289개에서 2022년 3만 7686개로 13.2% 증가했지만 이 기간 동안 직·간접적 수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5.9%에서 19.1%로 6.8%p(포인트) 떨어졌다. 또 법인 설립 7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창업 기업 실태 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창업 기업 중 산업재산권을 보유한 비율은 1.8%에 불과하고 투입 비용 중 연구개발(R&D) 비중은 0.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보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단순 소매 시장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에서 “정부 직접 지원에 의한 창업자의 양적 증가, 내수 시장에 안주하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 같은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과 2022년이 1조원이 넘던 모태펀드 예산을 올해 3분의 1 수준인 3135억원으로 줄이자, 올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2%나 감소했다.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얼마나 정부 지원에 의존해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정부 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벤처투자 행태 역시 당장의 실적에 급급해 뛰어난 기술력과 혁신성을 갖춘 스타트업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벤처기업협회가 지난 7월26일부터 8월 2일까지 벤처기업 30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벤처기업 투자 유치 현황 및 애로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8.1%가 실적 위주의 보수적 심사로 투자 유치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선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민간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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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성장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민간 벤처금융의 활성화를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성과조건부 주식(RS) 등 해외에서 활성화돼 있는 벤처금융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DC는 공모펀드를 통해 민간자금을 모집하고 해당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개인들이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RS는 성과에 대한 보상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되 일정 기간 양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성 회장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은 모두 RS를 활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선진제도를 조속히 국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벤처스타트업 투자의 활성화와 함께 국내 벤처스타트업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떻게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김제욱 부사장은 “일례로 기업대상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80조원이지만 한국 시장 규모는 1조원에 불과하다”며 “국내 기업들도 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고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다. 기회가 열려 있는 글로벌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벤처업계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대주주의 주식 양도세율을 20%에서 10%로 완화해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등 벤처스타트업계를 옥죄는 각종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형구 기자 scal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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