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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브랜드 국내 직진출 러시…고심 깊어지는 패션가

입력 2023-09-15 06:00 | 신문게재 2023-09-1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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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매장 진열창 모습
서울 시내 샤넬 매장 진열창 모습.(사진=연합)

 

국내 패션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패션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직진출을 선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스웨덴 패션 브랜드 아크네스튜디오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10년 간 이어온 독점 유통계약 내용을 변경, 한국 시장 직진출을 선언했다. 아크네스튜디오의 새로운 한국 법인 아크네스튜디오코리아가 비용 집행과 투자를 담당하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크네 국내 매장 운영 등 ‘서비스 매니지먼트’를 체결했다.  

 

톰브라운, 신세계 강남점에 키즈 팝업 스토어 오픈
톰브라운, 신세계 강남점에 키즈 팝업 스토어 오픈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이에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에 유통해오던 이탈리아 패션업체 ‘OTB’가 국내에 직진출을 선언했다. OTB는 디젤, 질샌더, 메종 마르지엘라, 빅터 앤 롤프, 마르니, 아미리 등을 보유한 업체다. 또 올해초에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이 11년간 유통해오던 프랑스 브랜드 ‘셀린느’가 국내 직진출을 위해 계약을 종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2011년부터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국내 유통을 해오던 ‘톰브라운’이 국내에 직진출을 선언하고, 상품 발주·유통 전략·매장 등 운영 전반을 맡아 전개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또 한섬은 지난 6월 CK캘빈클라인의 모회사 PVH와 10년 만에 계약을 종료했고, LF는 연간 2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오던 독일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과 계약을 종료했다. PVH와 버켄스탁 두 기업 모두 국내 직진출을 발표했다.

이밖에 제동물산과 35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이탈리아 명품 ‘미쏘니’, 신원이 유통해온 ‘브리오니’, 듀오가 유통해온 ‘에트로’ 등 최근 3년간 한국에 직접 진출을 선언한 해외 브랜드만 30여개에 이른다.  

 

샤넬 매장 앞 대기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 긴 입장 대기줄이 늘어선 모습.(사진=브릿지경제DB)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한국 직진출 선언의 이유는 한국 소비 시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141억6500만달러(약 18조7000억원)로 전년보다 4.6% 성장했다. 1인당 연간 명품 소비액(325달러·모건스탠리 추정)은 미국, 중국 등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실제로 지난 4월 프랑스 루이비통이 첫 번째 패션쇼 ‘2023 프리폴패션쇼’를 서울 반연 데 이어 5월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가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패션쇼를 선보였으며, 프라다는 지난 5일과 6일 서울 인사동에서 문화행사와 결합한 소셜클럽 ‘프라다 모드’를 선보이는 등 국내에서 잇따라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브랜드들이 직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해외 브랜드에 매출을 상당부분 의존해오던 국내 패션업체들은 해외브랜드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한 3122억원, 영업이익은 69% 줄어든 103억원에 그쳤다. 수입 패션 브랜드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가량 줄어든 영향이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직진출을 선언한 해외 브랜드들이 시장 안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패션시장 특성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자 취향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패션시장은 전세계 브랜드들이 주목할 만큼 성장했으며,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신명품’ 소비까지 이어지며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보기에는 분명 매력적인 시장일 것”이라며 “다만 2011년 직진출 이후 부진을 겪었던 폴로 랄프로렌, 푸마, 브룩스 브라더스 등 국내 시장에 대응하지 못한 선례도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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