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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드릴게요”…테크핀 열풍에 맞서는 금융권

입력 2020-06-17 15:25 | 신문게재 2020-06-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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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나 SK텔레콤 등 국내 대형 정보기술(IT)업체가 주도하는 금융 서비스인 ‘테크핀(기술과 금융)’ 열풍이 거세다. 초저금리에 돈 맡길 곳 없던 사람들은 기존에 쓰고 있던 포털 사이트나 통신사에서 연 3%의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위기감을 느낀 금융사들은 이에 맞서 ‘고금리 전략’을 펼치고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 간 제휴를 통해 최대 연 8.3%의 금리 효과를 주는 적금을 출시했다. 신한금융이 내놓은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은 기본 금리 1.2%에 최근 3개월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 0.3%, 적금 자동이체 연결 시 0.3%의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신한체크카드를 신규 발급해 3개월 이상 총 30만원을 이용한 경우,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신규 개설하고 주식거래를 한 경우, 신한생명의 연금저축보험을 가입한 경우 등에 한해 각각 0.5~2% 상당의 마이신한포인트가 추가 제공된다.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 손잡고 최고 연 7% 혜택을 주는 ‘부자되는 적금세트’ 특판을 시작했다. 이 상품은 연 1.6% 기본금리에 연 5.4% 캐시백을 준다. 캐시백 혜택은 삼성카드에 새로 가입하거나 6개월간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이 SC제일은행과 제휴한 카드를 발급받고 적금에 가입한 뒤 1년간 매달 30만원 이상 이용하면 받을 수 있다. 적금 가입 기간은 12개월이며 월 납입 금액은 10만원 또는 25만원 중 선택하면 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현대카드와 함께 총 5.7%의 금리 혜택을 주는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 금리 연 1.7%에 우리은행 첫 거래고객이거나 우리은행으로 월급 이체 시 0.5%를, 현대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3.5%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MG새마을금고는 삼성카드와 함께 최고 연 6~7% 금리를 주는 ‘MG가득정기적금’도 출시했다. 또 신한카드는 지난달 SBI저축은행과 함께 연 6.0%의 자유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최근 금융사들이 협업을 통해 고금리 상품을 줄줄이 내놓은 데는 IT 공룡들의 금융업 진출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RP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 ‘네이버 통장’을 전격 출시했다. 수익금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합치면 총 6%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여기에 SKT는 핀크, KDB산업은행과 연합해 연 2%의 자유입출금 금융상품 ‘T이득통장’을 선보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8개 시중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0.85%로 나타났다. 우대금리 기준으로 봐도 연 1.12%에 그친다. 이런 초저금리에 은행 예금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예금 잔액은 1월 647조3449억원에서 지난달 말 643조7699억원으로 3조5750억원 감소했다.

다만 금융권의 고금리 상품은 세세한 우대조건이 많아 사실상 챙길 수 있는 금리는 크지 않아, 단순히 높은 금리만을 내세워 테크핀에 대적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젊은 고객들은 단순히 높은 금리 숫자만 보지 않는다”면서 “실제 내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쉽고 빠르게 가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이점에 있어서 큰 플랫폼을 갖춘 IT기업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고, 은행들은 앞으로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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