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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넷플릭스와 '맞짱'

입력 2023-12-01 06:55 | 신문게재 2023-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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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티빙과 웨이브.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하나로 결합해 몸집을 키워 글로벌 OTT 공룡인 넷플릭스와 국내 시장 왕좌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 모회사 SK스퀘어는 이르면 이번 주 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양사의 MOU 체결은 늦어도 다음주 초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 기업의 1대 주주는 CJ ENM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CJ ENM이 합병 OTT 법인의 최대주주(지분율 27~28% 예상)가 되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지분율 17~18% 예상)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사는 내년말 합병 마무리를 목표로 실사 작업을 거쳐 내년 중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는 합병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MOU 체결과 합병 여부는 아직 확정된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CJ ENM은 “OTT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란 설명이고, SK스퀘어는 “사업자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양사 간 협상이 잘 마무리돼 하나의 기업으로 재탄생 되면, 쿠팡플레이를 제치고 단번에 국내 OTT 사업자 중 1위로 우뚝 서게 된다. 티빙의 월 활성이용자(MAU) 수는 510만명, 웨이브는 423만명이다. 즉, 합병 기업의 이용자 수가 900만명 이상으로 껑충 뛰어 오르는 것이다.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더라도 토종 OTT 1위인 쿠팡플레이(527만 명)를 크게 앞설 수 있는 셈이다. 전체 OTT 1위 넷플릭스(1137만명)도 바짝 추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SK가 양사 간 합병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당시 MNO 사업부장)는 지난 2020년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하길 원한다”는 깜짝 제안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당시 티빙은 “뜬금 없는 얘기다. 제안받은 적도 없고 응할 생각도 없다”고 부인해 단발 이슈로 일단락 됐다.

이후 올해 3월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웨이브가 재미있으면 웨이브에 가입하고, 티빙이 재미있으면 또 가입하는 상황은 유저에게 불편하다”면서 “국내에서는 합종연횡으로 숫자를 줄이고 고객 편의를 높여야 한다. 전부 플랫폼이 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해, 토종 OTT 간 합병의 불씨를 되살렸다.

양사 간 합병이 최종 성사되면 강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토종 OTT간 불필요한 출혈경쟁 축소와 이를 통해 얻어진 자본을 고품질의 킬러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선순환 구도다. 여기에 1000만명에 이르는 이용자 수는 제작사들과 협상력에서도 강점이 될 수 있다.

김현용 연구원은 “두 회사 모두 연간 1000억대의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출혈성 경쟁을 줄이고 넷플릭스에 대항할 만한 체급을 갖추기 위한 합병으로 보인다”면서 “합병 법인의 이용자는 933만명(10월)으로 넷플릭스의 82%를 마크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합병 법인의 내년 오리지널 드라마 편수는 10편, 예능 편수는 14편으로 넷플릭스에 필적할 만한 외형을 갖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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