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증권 > 종목분석

한미약품 사태 일파만파... 기술적 가치 떨어져 수출 길 막힐까 우려

입력 2016-10-01 09:19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최양희 장관, 한미약품연구센터 방문<YONHAP NO-2853>
한미약품이 호재와 악재의 잇단 공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오른쪽 첫번째)이 이달 8일 한미약품연구센터를 방문해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왼쪽 첫번째)과 연구센터를 둘러보는 모습. 연합뉴스

한미약품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호재와 악재를 잇달아 발표해 주식시장을 뒤흔든 한미약품에 대해 미확인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정밀 모니터링에 들어간 가운데,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해지에 따른 관련 제약업계들로 까지 후폭풍이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호재 공시와 악재 공시로 주가가 급등락한 한미약품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29일 장 마감 후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사실을 공시한 것이, 20일 장 초반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공시 사실을 사전에 물타기 하기 위한 고의적 공시였는지 여부가 조사의 핵심이다.

한미약품 측은 이에 대해 “29일 오후 7시경 베링거잉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 권리 반환 통보를 받고 30일 장 시작 전인 오전 8시40분께 한국거래소를 찾아 문구 등을 조정하느라 공시 시간이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래소 측은 한미약품 측이 관련 시스템에 입력하면 거의 즉시 공시로 표출되는데 한미 측의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두 차례 공시를 통해 한미약품 주가가 30일 개장 직후 5%대까지 상승했다가 곧바로 투매성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18.06%나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전날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악재성 재료가 나올 것을 사전에 안 이해관계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비해 호재성 재료를 미리 내고 그 사이에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호재-악재 공시에 한미약품은 물론 제약·바이오주 전체가 30일 장에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올무티닙의 부작용이 전세계적으로 유포된데다 임상이 조기에 중단되거나 상업화되지 못할 경우 계약금을 전액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여타 제약주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을 중단하자 중국의 생명공학기업 자이랩 역시 신약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1000억 원 규모의 올무니팁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자이랩 마저 신약개발 포기를 결정하게 되면 한미약품이 글로벌 혁신 신약이라고 내세웠던 올무티닙(국내명 ‘올리타정’)의 국내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0일 신규 환자에 대한 올무티닙의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이미 사용 중인 환자에 대해선 의료인의 판단하에 신중하게 투여하도록 권고하는 등 초기 대응에 나섰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판매중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미약품 측은 베링거인겔하임 측으로부터 임상 중단 결정 소식을 전달받은 후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좀더 시간을 갖고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한 뒤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한미약품 제품의 치명적 결함 보다는, 올무티닙의 경쟁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는 바람에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니팁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빼앗긴 것이 약물 권리 반환의 더 큰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한미약품이 두 차례 공시를 통해 시장에 혼선을 준 것은 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적지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1조 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 공시를 보고 5%대 급등세를 보인 시점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30일 종가를 기준할 경우 최대 24% 까지 손실을 보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이 호재 공시로 주가가 상승하던 장 중에 갑자기 악재성 공시를 띄워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물론, 이로 인해 다른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을 이끌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노은희 유혜진 기자 selly215@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