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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조치 완화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골목상권

전경련, 자영업자 500명 조사… 상반기 실적 10%↓
하반기도 우울… 자영업자 절반 “매출 감소” 전망
40% “3년 내 폐업 고려”… 최대 애로는 임차료·세금

입력 2023-07-02 12:05 | 신문게재 2023-07-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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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의 모습.(사진=연합)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올해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 6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코로나 19 방역 규제가 점진적으로 완화·해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골목상권에는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에 대해 설문 조사했더니 상당수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고, 하반기도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조사 대상 업종은 음식점업과 숙박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운수·창고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기타서비스업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 자영업자 63.4%는 1년 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했고, “순이익이 줄었다”는 응답도 63.8%에 달했다. 평균 감소율은 매출 9.8%, 순이익 9.9%였다.

전경련은 “지난해 8월 실시한 조사에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평균 13.3%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어 자영업자들은 2년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전망에서도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자영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상반기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49.2%, ‘감소할 것’은 50.8%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부담된 경영비용 증가 항목으로는 △원자재·재료비(20.9%) △인건비(20.0%)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18.2%) △임차료(14.2%) 등을 지목했다.

자금 사정도 썩 좋지 않았다. 조사 대상 자영업자들은 평균 8300여만원의 대출금을 안고 있었고, “1억5000만원 이상 대출을 했다”는 응답도 13.4%나 나왔다.

더욱이 자영업자 51.2%는 “올해 초에 비해 대출금액이 증가했다”고 했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48.8%였다. 다만 대출 증가 폭은 평균 0.1%로 그리 크지 않았다.

대출 증가 이유로는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고정비 지출(46.9%) △기존 대출이자 상환(25.0%) △원자재·재료비 지출(15.2%) 등 기존 사업의 확장 혹은 투자를 위한 추가 대출보다는 기존 사업 유지를 위한 대출이 많았다. 대출 감소 이유로는 ‘향후 금리 상승 우려로 기존 대출 축소’가 40.6%로 가장 많았으며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기존 대출 상환(20.9%) △대출한도 문제로 인한 추가 대출 불가(17.2%) 등이 뒤를 이었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자영업자 84.4%가 ‘2024년 이후’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는 비율은 12.8%에 그쳤다.

 

03_비용증가

 

특히 자영업자 약 40%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6.7%)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4.2%) 등을 들었다. “폐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자영업자의 경우에도 ‘특별한 대안 없음’(22.3%) 등 부정적인 이유가 53.1%로, ‘코로나19 종식 후 경기회복 기대’(14.2%) 등 긍정적인 이유(25.5%)보다 더 많았다.

실제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폐업할 때 퇴직금 개념으로 지급되는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이 지난 5월 말까지 5549억원이 지급됐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66.4% 증가한 수치다. 방역 조치 해제로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영업 실적이 악화되자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소상공인·소기업 지원제도로, 가입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폐업 시 일시금 또는 분할금 형태로 공제금이 지급된다.

자영업자들은 또한 올해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21.1%)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매입비 부담(17.2%) △고금리 지속, 만기도래 등 대출 상환 부담(16.7%) 순으로 답변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는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9.0%)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18.5%)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 지원(16.6%)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어두운 경기 전망 속에 다른 대안이 없거나, 대출금·임차료 등 부담으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고려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내수 활성화 촉진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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