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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만 향하다 불평등 심화…이젠 옆을 바라보자

[대한민국 새로운 30년 '희망봉을 찾아서']②부의 양극화를 없애자

입력 2015-01-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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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초 프랑스의 40대 초반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출간한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21세기 자본’의 핵심은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는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빨라서 부(富)의 세습으로 형성되는 특권계급이 사회를 지배하는 세습자본주의를 잉태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부의 불평등이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부자는 점점 부유해지고 서민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소득의 양극화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한국의 개인소득 분포:소득세 자료에 의한 접근’ 논문에 따르면 2010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인구 3797만명 중 상위 10%(10분위)가 전체 소득의 48.05%를 벌어들이고 있다.

반면 1∼4분위에 해당하는 소득 하위 40%의 소득 점유율은 2.05%에 그쳤다. 하위 70%의 소득을 합쳐도 상위 10% 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상·하위 층의 소득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상위 10%와 하위 10%의 평균 월소득 격차는 8.5배였다. 그러나 2014년에는 이 격차가 11.9배로 크게 증가했다.

피케티는 이처럼 심해지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세’를 도입해 각국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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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0일 광화문에서 열린 롤링 주빌리 퍼포먼스.(출처=에듀머니)

 


# 지난 12월 20일 사단법인 희망살림은 동화면세점 앞에서 채무에 짓눌리고 있는 채무자 40명의 빚을 소각하는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 퍼포먼스를 가졌다. 희망살림은 이날 약 1억9000만원을 소각한 것을 포함,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총 492명의 빚(부실채권) 약 46억5000만원을 소각했다.

롤링 주빌리는 미국의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OWS·Occupy Wall Street)’가 금융인들의 탐욕에 반발해 2012년 11월 시작한 빚 탕감 프로젝트다.

빚에 짓눌려 사는 채무자들은 사실상 빚의 악순환을 해소하기 어렵다. 따라서 롤링 주빌리 운동은 채무자에게 실낱 같은 희망이 되고 있다.

피케티의 주장이나 롤링 주빌리 운동은 모두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에 따른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이 소득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피케티의 지적에 동의하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부자 증세만으로는 세습 자본주의의 폐해가 해소되기 힘들다”며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 없이는 세습자본주의 문제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롤링 주빌리 운동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착실히 빚을 갚아가고 있는 채무자와의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고, 이는 오히려 채무자의 양극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저성장의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한 현시점에서 소득 양극화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계속 방치할 수만은 없다. 소득 양극화는 단순히 서민들의 희망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3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방적인 부자들의 양보나 서민을 위한 정책만을 펼치는 것은 소득 상·하위 층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30년 후 대한민국이 희망찬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저성장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나와야만 한다.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이라 책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저성장을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고방식을 바꾸면 저성장은 축복일 수도 있다. 성장하지 못해서 저성장인 것이 아니라, 성장률 수치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질과 행복을 중시하는 탈성장 사회로 가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광복 100년을 맞이하는 2045년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올라 서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심각한 한국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30년 후에도 대한민국에 희망을 심기 위한 복지, 평등, 성장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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