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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클래식’과 ‘올드함’ 사이, 오래된 사랑 이야기의 습격…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번지점프를 하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이병헌·故이은주 영화가 뮤지컬로 '번지점프를 하다', 강필석·이지훈, 김지현·임강희, 최우혁·이휘종
전도연·박신양 ‘약속’, 이서진·김정은 ‘연인’ 변주된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김주헌·김찬호·박정복, 신다은·이진희·전성민
메릴 스트립·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영화로 사랑받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강타·박은태, 김선영·차지연

입력 2018-07-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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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점 매디슨 돌더
무대를 수놓은 오래된 사랑이야기.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사진제공=달컴퍼니, 세종문화회관, 콘텐츠플래닝, 연합)

‘사랑’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영원불멸한 소재다. 자동차나 집은 있는지, 연봉은 얼마인지 등 조건부터 따지는 지금의 사랑에 반기라도 들 듯 공연계가 오래된 사랑에 빠져 들고 있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8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와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9월 21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가 그렇고 8월 개막을 앞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8월 11~10월 28일 샤롯데씨어터)가 그렇다.

이들은 이미 오래 전에 영화로 만들어져 사랑받았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각각 2001년 이병헌과 故이은주 주연, 1995년 메릴 스트립·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동명영화로 사랑받았다. 1994년작 이만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는 20년 전인 1998년 전도연·박신양 주연의 영화 ‘약속’, 2006년 이서진·김정은 주연,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연인’으로 변주돼 알려진 작품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달컴퍼니)

세 작품은 급변한 사회와는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는 오래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1980년대 첫사랑으로 만난 인우(강필석·이지훈, 이하 관람배우 우선)와 태희(김지현·임강희)가 17년이 지나 제자 현빈(최우혁·이휘종)으로 환생해 사랑을 이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에는 이미 결혼한 인우, 미성년자이자 제자이며 동성인 현빈 등의 상황으로 불륜, 미성년자와의 동성애, 여성을 다루는 폭력적인 언어와 행동들 등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현세에서 뿐 아니라 다음 생까지 이어지는 사랑에 태희 역의 김지현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 사람을 이토록 오래 사랑할 수 있을까 싶다”고 부러움과 경이로움을 털어놓았다.

“살다보면 정으로 살고 싸우면서 전투적으로 살고 그러는데…여기(번지점프를 하다) 나오는 정말 아름다운 사랑만 가지고는 평생을 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인우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역시 불륜 미화와 스스로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현재의 트렌드에 반하는 정서가 논란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평범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인 이탈리아 이민자 프란체스카(김선영·차지연, 이하 가나다 순)가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강타·박은태)를 만나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커플컷_김선영, 박은태(제공.쇼노트)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사진제공=쇼노트)

 

남편 버드(정의욱·황만익), 딸 캐롤린(송영미), 아들 마이클(김현진)이 일리노이 주의 박람회 참가로 집을 비운 사이 로버트와 사랑을 키우는 프란체스카의 이야기는 불륜으로 오해되기도, 마지막 로버트와의 사랑과 가까스로 찾은 자신의 삶을 감내하는 선택에 현대에는 맞지 않는 희생적인 여성상으로 폄훼되기도 한다.

김선영은 23일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아주 오래 전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며 “버라이어티하거나 화려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람 사이에 주고 받는 감정이 너무 섬세하고 공감돼 그 시절을 떠올렸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송한샘 프류듀서는 “불륜이나 그런 것들보다는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저마다 인물들에 녹아들고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게 될 것”이라며 “꿈과 현실이 부딪혀 내는 갈등과 고민에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돌아서서 떠나라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사진제공=콘텐츠플래닝)
돌려 말하기보다 직접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돌아서서 떠나라’ 역시 조폭 두목 공상두( 김주헌·김찬호·박정복)와 의사 채희주(신다은·이진희·전성민)의 애틋한 로맨스를 담담하고 일상적으로 풀어간다.

김지호 연출은 “오래된 사랑 이야기임을 감추려하지 않았고 그들의 사랑방식이 어디든 있었을 것 같았다”며 “현재는 사랑에 이유가 필요하고 희주가 보여준 ‘희생’이라는 단어가 ‘맹목’ 혹은 ‘손해’라는 말로 바뀌었지만 ‘낭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출의 말처럼 세 작품들이 다루고 있는 사랑 이야기는 ‘클래식’과 ‘올드함’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될 전망이다. 그 경계의 구분은 24일 콘텐츠 그라운드에서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한 희주 신다은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처음 대본을 접하고는 ‘우리나라에도 이런 글이 있구나’ 했지만 공감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사랑은 없어’라고 단정지었던 시간이었고 지금보다도 철이 없어서 공감하려 들지도 않았죠. 하지만 2018년 공연을 준비하며 다시 보니 깊이 공감이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해도 되지 않을까, 조그만 용기를 내 도전하게 됐죠.”

김지호 연출의 전제처럼 ‘올드함’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추억 소환’ 혹은 ‘낭만’이라는 긍정적인 단어로 바뀌는 데 필요한 것은 결국 현재 관객들과의 공감대 형성인 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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