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비바100] 시청률 1% 드라마로 스타덤 전여빈 “10년 고생, 꿈만 같아요”

첫 주연드라마 ‘멜로가 체질’ 시청률 1% 불구, 연기 호평
극 중 은정은 이병헌 감독 친누나 이름...믿음 준 감독에게 좋은 연기로 보답
대학 연기 전공 뒤 10여 년 무명생활...2017년 영화 ‘죄 많은 소녀’로 평단 주목

입력 2019-10-01 07:00 | 신문게재 2019-10-01 1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전여빈 프로필_6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시청률 1%의 밀도가 이렇게 높을 줄이야. 배우 전여빈은 지난 달 28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연출 이병헌, 김혜영)이 발굴한 새 얼굴이다. ‘멜로가 체질’은 올초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도전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다. 하지만 시청률은 신통치 않았다. 1000만에서 1%까지 떨어진 시청률에 연출자 자신은 공황상태를 겪을 법도 하지만 정작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들은 시즌2까지 바라며 세 여자의 이야기에 푹 빠져 들었다.

드라마는 신인드라마 작가 임진주(천우희)를 중심으로 그의 대학동창인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전여빈)과 드라마 제작사 겸 마케팅 회사 직원 황한주(한지은)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갓 발을 내딛은 새 여자는 듣도 보도 못한 갑질과 부조리에 치를 떨면서도 서서히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 

 

전여빈 프로필_3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전여빈이 연기한 이은정은 주인공 세 여자 중 가장 거칠게 사회와 싸워나간 인물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꾸며 제작사에 들어가 남성 위주의 배려 없는 사회에서 버티고 또 버티지만 결국 상사의 성추행에 분노해 거침없이 사표를 쓰고 나와 직접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만난 친일파의 후손 홍대(한준우)와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연인을 병으로 떠나보내면서 환영에 시달리게 된다. 


첫 드라마 출연작에서 쉽지 않은 인물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10년 무명 생활을 겪으며 다진 내공 덕이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졸업 뒤에도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스스로 기초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은 뒤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에 뛰어들었다. 영화제 스태프, 연극 스태프를 거쳐 독립영화계에 뛰어들었다. 기약없이 지낸 10년 동안 불안과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첫 영화 주연작 ‘죄 많은 소녀’도 불안 속에 촬영에 임했다. 자칫 배우로서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이 작품은 2017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전여빈 역시 그 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이듬해 마리끌레르영화제 루키상을 받으며 얼굴을 알렸다.

이병헌 감독이 전여빈을 발견한 것도 ‘죄 많은 소녀’를 통해서다. 이 감독은 옥석을 가리기 위한 신인배우 오디션도 치르지 않은 채 전여빈과 함께 하겠다고 제작사에 통보했다.

 

20190813_105136_4378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한장면 (사진제공=JTBC)

 

“이병헌 감독님은 저를 무척 신뢰해주셨고 무조건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주셨어요. 그 믿음 덕분에 더 잘해내고 싶었어요. 저희 작품에 유명하지 않은 배우가 많이 나왔는데도 캐릭터가 살아있을 수 있었던 건 배우가 마음껏 연기할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조성해준 감독님 덕분이죠.”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는 은정의 모습은 전여빈 자신과도 닮았다. 전여빈은 “원래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편인데 연기를 하면서 자신을 깼다”고 말했다.

전여빈 프로필__10
배우 전여빈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약해 보이는 게 싫어 감정을 숨겼어요. 일부러 더 센 척, 상처가 없는 척, 힘든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려고 했죠. 연기 공부를 하며 저를 옭아맨 것들이 아프게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연기를 공부하며 이런 감정에서 해방 될 수 있었죠.”


‘멜로가 체질’을 마친 전여빈에게는 쉴 새 없이 바쁜 나날이 기다리고 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고 영화 ‘해치지 않아’에서는 ‘멜로가 체질’의 안재홍과 다시 한번 연기호흡을 맞춘다. 곧 박훈정 감독의 영화 ‘낙원의 밤’ 촬영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어릴 때는 서른 살은 어른, 마흔 살은 슈퍼우먼일 줄 알았는데 기교적인 사회성만 늘어날 뿐 부족한 게 많은 나이인 것 같아요. 그래도 여러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겪어 서른에 도달한 저는 극중 은정의 여러 모습에 공감됐어요. 은정을 통해 연기가 제게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깨닫게 됐죠.”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