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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낯설지만 알 것도 같은, 진화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

입력 2022-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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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뷰티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사진제공=국립극단)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배요섭 판 디자인·연출(이하 연출)의 사전 고지는 틀리지 않았다. ‘스트레인지 뷰티’(9월 18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라는 제목만큼이나 낯설면서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가닥이 명확하게 잡히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뭔가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이 자체가 질문인 공연”이라는 배요섭 연출의 부연처럼 말로 표현은 어렵지만 그 의도를 알 것도 같다. 낯설지만 알 것도 같은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는 김광보 단장 겸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극단과 벨기에 리에주극장의 공동제작 작품이다. 

 

스트레인지 뷰티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 배요섭 판 디자인·연출(사진제공=국립극단)

 

2019년부터 협업을 추진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오프라인 워크숍, 연습 등을 거쳐 지난 8월 11, 12일 벨기에 스파 로열 페스티벌 야외무대에서 월드와이드(전세계 최초) 공연됐다.

배요섭 연출을 비롯해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서 활동하는 비주얼아티스트 에메 음파네(Aime Mpane), 드라마트루그 겸 배우 황혜란, 배우 클레망 티리옹(Clement Thirion), 안무가 마리아 클라라 빌라 로보스(Maria Clara Villa Lobos), 사운드아티스트 파올로 피시오타노(Paola Pisciottano), 다큐멘터리 라이브 영상감독 최용석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탐구를 통해 얻은 영감들을 무대에 풀어낸 작품이다.  

 

스트레인지 뷰티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사진제공=국립극단)

 

7명의 아티스트들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켄 윌버(Ken Wilber)의 ‘무경계’(No Boundary)를 탐독하고 한국의 미황사, 벨기에 티벳불교 수도원에서의 수련을 통해 얻은 영감과 ‘순간에 오는 아름다움’을 퍼포먼스로 표현한다.

배 연출의 설명처럼 “아름다움이라는 것 자체보다는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주체로서 예술가들은 어떤 경험을 하고 인식하는지, 어떤 인식을 하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옮겨간 작품은 영상과 참선 그리고 불교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공안들을 토대로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스트레인지 뷰티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사진제공=국립극단)

 

그 과정에서 발견된 것들을 7명의 아티스트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대화한 ‘스트레인지 뷰티’는 “아름다움은 언제나 기이하다”는 보들레르의 말처럼 기이하고 낯설다.

무대를 사이에 두고 양면에 배치된 관객들은 또 다른 창작자이자 탐구자로 함께 하며 매회 다르게 찾아오는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아티스트들과 소통한다. 그 소통은 보는 이에 따라 어려울 수도, 의외로 쉬울 수도 있다.

눈 맞춤으로, 동작으로, 카메라 워크로 ‘아름다움’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털어놓는 아티스트들과 관객들 사이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공간에서 바디랭귀지로 어떻게든 소통해보려 애쓰는 여행객과도 같은 의지와 노력들이 부유한다.  

 

스트레인지 뷰티
연극 ‘스트레인지 뷰티’(사진제공=국립극단)

 

“(탐구 과정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그걸 보시고 여러 의견들을 느끼시고 경험하신 걸 나눠주시는 기회로 역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들 역시 끝날 때까지 계속 찾아가는 마음으로 공연할 생각입니다.”

배 연출의 말처럼 ‘스트레인지 뷰티’는 굳이 말로 주고받지 않아도 혹은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아도 회차를 늘려가며 진화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 과정이다. 

 

아티스트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교류하며 진화시키는 과정의 연속인 동시에 그 과정 속에서 관객들을 만나 또 다시 질문하고 변주하는 여정이다. 그렇게 ‘스트레인지 뷰티’는 아티스트들에게도, 관객들에게 여전히 질문으로 남는 작품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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