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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공모주 슈퍼위크…공모가격 적정성 논란에 증권가 ‘요란한 빈수레’ 우려

입력 2023-09-20 13:37 | 신문게재 2023-09-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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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IR큐더스)

 

이달 들어 주춤했던 공모주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가격 변동폭 확대(60~400%) 후 공모가격이 조금씩 상향 조정되고 있어 기업 성적표 대비 공모가가 과도하게 확정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협동로봇 전문 기업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1~15일 닷새 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지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대형 공모주에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해당 종목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두산로보틱스가 높은 몸값을 받은 이유엔 최근 로봇주에 대한 투자심리 상승과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긍정적 전망 때문이다. 해당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 2020년 201억원에서 2022년 44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 상반기 매출 역시 23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2015년 설립 후 현재까지 영업적자를 내고 있어 조 단위 몸값으로 책정되는 것이 적정한 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32억원, 올 상반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유니콘특례(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자기자본 1500억원 이상) 요건으로 상장에 나섰다.

공모주 시장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공모가 책정의 비교 기업으로 내세운 화낙, 야스카와전기, 삼익THK, 라온테크 등 4개사에 대해서도 그 적정성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한다. 화낙의 경우 두산로보틱스의 매출보다 170배 이상 높은 기업이며, 글로벌 산업용 로봇 기업 1위, 협동로봇 시장점유율은 2위 기업인데 이를 공모가 산정의 주 비교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지적을 받은 기업이 앞서 상장에 나선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다. 올해 첫 조 단위 상장사로 기대를 모았으나, 공모가(3만1000원)가 기업의 경영실적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일반 청약 경쟁률도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몸값 역시 파두의 지난해 매출액이 564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에 불과한데, 1조원의 가치가 적정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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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가 비교군으로 들었던 기업 역시 브로드컴·마이크로칩테크놀러지·맥스리니어 등 미국 나스닥 기업에 상장된 기업인데 시가총액에서부터 파두와 큰 차이가 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거운 상황에서 기업의 적정가치보다는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값만 부풀렸다가 나중에 주가가 빠지면 그 피해는 결국 투자자만 받게 된다”고 꼬집었다.

‘몸값 재조정’ 후 적정 가치로 재평가 받으며 상장에 나선 사례가 밀리의 서재다. 국내 최초 전자책 구독 서비스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말 상장추진 철회 후 재도전에 나서면서 올해 증시에 입성하게 됐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말 상장추진 철회 후 공모 희망가를 낮춰 증시에 재도전했다. 지난해 희망공모가는 2만1500~2만5000원이었는데 올해 2만~2만3000원으로 내렸다.

해당 기업은 수요예측을 거쳐 희망가 상단인 2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매출 458억원을 기록, 영업이익 역시 14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원과 구독자 수 역시 꾸준히 늘고 있어 현재 실구독자 수는 약 60만명에 달한다.

앞서 사이버보안 기업 한싹과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레뷰코퍼레이션 역시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 상단을 뚫으며 공모주 열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한싹은 밴드 상단보다 높은 1만2500원, 레뷰코퍼레이션도 상단보다 높은 1만5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한싹은 지난해 매출 219억원, 올 상반기 81억원을 기록했으며 동기간 영업이익 18억원, 6억원을 각각 올렸다. 레뷰코퍼레이션 역시 지난해 매출액 402억원, 올 상반기 250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45억원, 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증권가는 이번 ‘공모주 슈퍼위크’가 한차례 지나고 나면 IPO 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등 대어급 종목들의 흥행 여부가 향후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며 “상장 후에도 주가 향방은 결국 기업 경영실적 등 적정가치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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