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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디스토피아를 믿지 않아요!”

입력 2023-11-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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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사그마이스터
DDP에서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를 진행 중인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사진=허미선 기자)

 

“저는 디스토피아를 믿지 않아요. 너무 단기적인(Short-term) 시각에 집중된 얘기라고 생각해요. 사실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Long-term)인 두 관점으로 봐야하는데요. 지금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아주 끔찍한 일이죠. 하지만 오래전 프랑스와 영국이 끊임없이 110년을 넘게 싸울 때를 생각해 봅시다. 당시 사람들은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지금 잘 지내고 있잖아요.”

200년간의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시각예술로 표현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Stefan Sagmeister)는 디스토피아에 대해 이렇게 의견을 전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강조했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DDP에서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를 진행 중인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사진=허미선 기자)

“지금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전쟁은 20세기에 일어났던 수많은 전쟁처럼 세계로 퍼지지는 않아요. 사실 러시아는 한국과 꽤 가까운 나라지만 지금 서울은 평화롭잖아요.”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를 비교해 시각화한 작품들로 꾸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11월 17~2024년 3월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 디자인랩 잔디사랑방)를 위해 내한한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단기적으로 데이터를 보면 좀 불안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아름답고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그래픽 다자이너다. 그래미어워드 최우수 음반 패키지상 2회 수상자로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 제이 지(Jay-Z), 에어로스미스(Aerosmith), 팻 메시니(Pat Metheny) 등의 앨범커버로도 유명하다.


2012년 ‘행복’(Happy Show). 2018년 ‘아름다움’(Beauty Show)으로 CA 필라델피아, LA 현대미술관 등 유수 미술관과 디자인 센터, 비엔나,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유럽 주요 도시의 미술관을 순회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기적으로 인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만 바꿔도 180도 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그의 설명처럼 전쟁, 에너지, 금융, 면적, 기대수명, 죽음, 빈곤, 범죄율, 온실가스 배출 등의 데이터 비교를 통해 인류 발전의 양상을 그래픽으로 표현한 1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 데이터를 시각화한 DDP에디션 ‘삶은 그 어떤 경우에도 죽음보다 아름답다’(We’d Rather be Alive Than Dead , DDP 잔디광장), 급증한 K팝 관련 트윗의 2013년(4200만회)과 2021년(70억 5000회) 데이터를 활용한 시각 작품을 비롯해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2020년 한국의 품목별 식량 자급률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시각화한 한국 에디션도 전시된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더불어 ‘예술가들, 법률가들 그리고 의사들’ ‘나의 집’ ‘냄새나는 부자 2’ ‘부자와 가난한 사람’ ‘밝은 조명들’ ‘내가 숨 쉬는 공기’ ‘파이의 조각들’ ‘또 하나의 전쟁’ 등 신작들도 만날 수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그가 입고 있던 칼 패턴의 ‘머더러스 코트’(Murderous Coat) 역시 올해 작품으로 등 안쪽에는 중세 이후 살인사건의 꾸준한 감소세를 담은 시각자료가 담겼다. 매니원(Manyone)과 콜라보레이션한 ‘페인팅 타임’(Painting Time)은 1720년부터 2023년까지 초상화에 사용된 색상의 흐름을 디지털 캔버스에 인터랙티브할 수 있게 시각화한 최신 작업이다.

 

단지 단기적·장기적 관점의 변화 뿐 아니다. 세계 미술시장은 연간 501억 달러 규모로 거대해 보이지만 전세계 연간 기저귀 판매량(503억 달러)보다 적다는 걸 보여준 ‘투 마켓’(Two Markets), 10만 달러로 두바이(13.2㎡)와 맨하튼(6.0㎡)에서 살 수 있는 공간의 면적을 비교한 ‘김미 스페이스’(Gimme Space) 등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오는 수치들이 흥미롭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DDP에서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를 진행 중인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사진=허미선 기자)

 

다만 과거의 사람들이 ‘나아진 먼 미래’인 ‘지금’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처럼 지금 사람들은 ‘더 나아질 게 분명한 먼 미래’를 대부분 보지 못한다. 더불어 사회의 발전으로 문화, 정치 등에 대한 인류의 인식을 비롯해 만족도의 기준치, 행복의 기준 또한 수직상승했다. 보이는 데이터와 그에 담아내기에 쉽지 않은 보이지 않는 의식의 급진전, 그 격차에 대한 고민과 숙고는 결국 보는 이들의 몫이다.

그의 작품은 고조할아버지가 컬렉션한 그림들, 경매를 통해 구매한 1700년대경 회화 등의 위에 각종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직관적인 제목을 붙인 것들이다. 이에 그 작품의 바탕이 되는 원화들의 경제적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오히러 판매가가 너무나 올랐다. 저의 페인팅으로 그 가치 역시 크게 올랐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DDP에서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를 진행 중인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사진=허미선 기자)

 

그렇게 그의 작품들은 “그간 너무 단기적인 관점만을 접해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가 많은 발전을 이뤘으니 더욱 더 나아가자”며 “지금이 더 낫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에 “미래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지니 그는 “그렇다”고 단언했다.

“데이터를 보면 지속적으로 좋아졌습니다. 저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나아질 미래가 너무 기대됩니다. 물론 61세인 저는 볼 수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래 살아서 80년 후의 새로운 발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DDP에서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를 진행 중인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DDP에서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를 진행 중인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개인전 ‘Now is Better: 지금이 더 낫다’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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