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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소송·뺏기'…'미·중·일 패권전쟁' 배터리·반도체 이어 SNS로 확전

입력 2024-04-29 09:18 | 신문게재 2024-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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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생성형 AI ChatGPT 4.0을 활용해 만든 ‘중국, 미국, 일본에서 각각 퇴출당한 왓츠앱, 틱톡, 라인’. (이미지=ChatGPT 4.0)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에서 때 아닌 국가간 경제 영토 싸움이 치열하다. 중국은 자국 앱스토어에서 미국 메타의 SNS 앱 삭제 명령을 내렸고, 미국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퇴출 법안을 발의했다. 일본은 메신저 라인을 개발한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국가가 내세운 명분은 국가 안보와 자국민 개인정보 보호다. 하지만 이면에는 경쟁국의 기술 확장 경계와 자국의 플랫폼 육성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가 모이는 플랫폼을 보유하는 것이 국가간 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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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부분은 미국과 중국간 치열한 반도체와 배터리 패권전쟁이 SNS 플랫폼으로 전이됐다는 점이다. 당장 애플은 지난 19일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를 우려하는 중국 당국의 명령에 따라 중국 앱스토어에서 메타의 SNS 앱인 왓츠앱과 스레드를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이 같은 발표를 한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미국 연방 의회도 국가 안보를 근거로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안에 자회사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서비스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쇼우 지 츄 틱톡 CEO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내 틱톡 금지 명령에 맞서 승소한 경험이 있는 에리히 앤더슨이 소송을 맡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틱톡을 매각하지 않고 폐쇄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일본 총무성도 최근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을 문제 삼으며 라인 야후에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산케이신문은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라인 야후의 지주사인 A홀딩스의 주식을 네이버로부터 매입하려 한다는 시각을 내놨다. 라인야후의 주식 65%를 보유한 A홀딩스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으로, 소프트뱅크가 네이버 주식을 매입할 경우 독자적인 대주주가 된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지난 27일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확고한 입장이며 필요시 일본 측과도 소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자국 국민들이 가장 많이 쓰는 메신저를 한국 기업이 대주주의 한 명으로서 관리·운영하는 게 불편한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 플랫폼 주권 차원에서 일본 기업이 독자적인 경영권을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국내 토종 플랫폼이 해외로 진출할 때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각 국가가 플랫폼 주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외국 기업이 자국의 데이터를 갖고 비즈니스를 하는 것에 민감해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각 국가는 견제를 목적으로 해외 기업에 불리할 수 있는 정책이나 규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봤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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