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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직업] 독서치료사 "상처받은 마음에 특효… 책을 처방해드립니다"

입력 2015-03-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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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경시 풍조 속에서도 이를 정서적 치료의 영역에 활용하고 있는 '독서치료사'가 있다.(연합)

 

‘수불석권(手不釋卷)’, ‘독서는 마음의 양식’, ‘책 속에 길이 있다’ 등 독서에 관한 명언이 많다. 그만큼 독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인간의 성장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향락 문화에 익숙해져 독서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서적 구입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1만8154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가계동향조사 대상을 전국 가구로 확대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던 2013년 1만8690원보다도 2.9% 줄어든 수치다. 또 성인의 일반도서 독서율은 66.8%에 불과했다. 1년간 책 한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이 10명 중 7명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물질문화에 경도된 한국사회를 반성하기 위해 인문학을 강조하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지만, 독서 문화국으로 가기 위한 발길은 아직 멀어만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정서적 치료의 영역에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독서치료사’. 이들은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량, 가정불화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심리치료의 수단으로 삼고 그들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스트레스 공화국’ 대한민국에 ‘마음의 양식’을 전하는 독서치료사의 직업세계를 알아보자.


◇독서치료사, 어떤 일을 하나?

독서치료사는 의사가 약을 처방하듯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장애를 갖는 사람들에게 책을 처방한다. ‘북 테라피’라고도 불리는 독서치료는 책의 힘을 빌려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정서치료의 일종이다.

독서치료의 기원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문학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심리적인 불안을 겪고 있는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독서가 그 자체로 정서 치료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당시 도서관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장소’ 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고대인들은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인 삶을 살 수 있었고, 마음의 안식도 얻은 것이다.

다른 심리치료와 같이 독서치료사의 수행업무는 진단, 계획수립(치료프로그램선정), 치료, 평가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내담자의 심리검사 결과자료, 내담자 및 내담자 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내담자에게 적합한 치료프로그램을 선정한다. 독서치료사가 수행하는 검사로는 독서능력검사, 문장완성검사, 투사적 그림검사(HTP: 집, 나무, 사람 그림검사 / KFD:동적가족화 그림검사) 등이 있다.

구체적인 치료방법은 내담자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읽은 책의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책 속의 인물, 사건, 생각들에 대해서 동일시(identification)하며 이야기 속으로 동화돼 갇혀있던 감정을 해소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느끼게 된다.

치료과정 중의 내용을 일지에 기록하거나 비디오로 촬영해서 면밀히 검토하기도 한다. 치료과정 중에 찾아내지 못한 점을 다시 한 번 검토함으로써 치료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담자가 아동이라면 매 회기마다 아동에 대한 치료를 마치고 부모와 상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는 치료에 대한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치료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며 치료결과에 대해서 내담자 부모와 이야기를 나눈다.
 

독서1

 


◇어떻게 준비하나?

독서치료사가 되기 위해 요구되는 학력은 없다. 대학교의 정규 학위 과정을 수료하거나 사회교육원 또는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한 독서치료과정을 통해 독서치료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뿐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안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대부분 석사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사람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독서치료사는 독서자료(책, 비디오, 영화 등)를 매개체로 성인과 아동들의 심리치료를 수행하기에 심리학, 상담학, 아동학 등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귀 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소통의 능력이 강조되기에 믿음, 포용력, 존중감 등을 기본적인 소양으로 삼는다.

독서치료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정규 학위과정으로 개설된 문학치료학과나 심리학과, 독서교육과, 특수교육과, 유아교육과, 아동학과, 문학과 등을 공부한다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독서치료사, 현재와 미래는?

독서치료가 한국에 도입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2년도라고 알려져 있다. 독서치료사들은 주로 사회복지관 및 장애인복지관, 학교, 도서관, 개인연구소에서 근무하거나 집으로 직접 방문해 치료를 수행한다. 정규직보다는 파트타임으로 활동하고 독서치료 관련 강의를 하기도 한다.

독서치료사의 수입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다. 복지관에서 활동하는 독서치료사의 경우, 월 4회에 20만원 정도이며 복지관과 별도의 계약을 맺어 비율에 따라 수입을 얻게 된다. 개인적으로 치료하는 경우 치료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회기(40~50분)에 약 5만원 정도다.

아직 태동기에 있는 독서치료 분야에 과거 독서지도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던 사람들이 진출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사서들도 독서치료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전망은 밝아 보인다.

  

브릿지경제 = 박준영 기자 pjy3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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