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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1’ 유전자 돌연변이, 난치성 소아 신장질환 유발

환자 15%,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 … 혈뇨, 신장낭종, 지능저하 유발

입력 2016-03-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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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헌영 연세대 의대 약리학 교수

난치성 소아 신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전자가 밝혀졌다. 지헌영 연세대 의대 약리학 교수, 미국 하버드대 보스턴아동병원의 프라이델름 힐더프란트(Friedhelm Hildebrandt) 교수팀, 미국 예일대와 미시건대, 영국, 독일, 스위스 공동연구팀은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腎)증후군’이 ‘FAT1’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신증후군은 신장 속 사구체를 이루는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겨 혈액 속 단백질이 신장으로 빠져나가 단백뇨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소변으로 몸속 단백질이 유출돼 저알부민혈증, 온몸이 붓는 부종, 고지혈증 등이 발생한다. 인구 10만명당 10~15명에서 발병한다.
 
표준 치료약제인 스테로이드에 대한 반응 여부에 따라 ‘스테로이드 반응성 신증후군’과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으로 나뉜다. 이 중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은 소아 신장질환 환자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제 개발도 요원한 상태였다.


지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에 등록된 신장질환 환자 2300여명의 혈액 샘플을 첨단 유전자분석으로 검사해 4명에서 FAT1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 돌연변이는 환자 가족에게 상염색체 열성 형태로 유전돼 혈뇨와 신장낭종 같은 신장질환, 지능저하 등 정신지체 증상을 동반한다.


지 교수는 “벽돌 사이를 시멘트로 채워 집을 짓듯이 FAT1유전자는 세포간 결합(Junction)을 담당하는 시멘트 역할을 한다”며 “유전자분석 결과 실험용 마우스에 인위적으로 ‘FAT1’유전자 돌연변이를 조작한 결과 동일한 질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FAT1 유전자가 돌연변이에 의해 기능을 잃어버리면 ‘RHO GTPase’ 단백질 신호전달 경로에 영향을 줘 세포 이동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신재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신장과 교수는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으로 진단된 소아 환자 중 상당수가 만성 신장기능 상실이라는 중증질환으로 악화된다”며 “이번 연구는 조기진단에 따른 치료 및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아동병원 등은 이번 연구결과를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 의심 환자에 대한 조기진단법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6년도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연세대 의대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인용지수 IF 11.47)에 ‘FAT1 mutations cause a glomerulotubular nephropath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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