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저희한테까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 등 관련 인사들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설마’했던 일들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19일에는 조윤선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어버이연합을 동원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반대집회를 열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했다는 이유로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중단 위기에 내몰렸었다. 불명확한 이유로 실시된 감사,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 압박,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 삭감(2014년 14억 6000만원, 2015년 8억원) 등으로 지난해까지도 풍전등화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일련의 사태들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진두지휘로 진행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부산영화제 뿐 아니다. ‘다이빙벨’을 비롯한 ‘나쁜 나라’,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 이야기 ‘탐욕의 제국’ 등의 배급사인 시네마달 역시 2014년 부산영화제 상영 이후 단 한번도 지원을 받지 못했는가 하면 국정원이 직접 나서 마케팅 직원들까지 사찰·내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세월호, 야당 정치인 지지, 5.18 광주항쟁, 현정권 풍자 등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문화·예술 지원책에서 배제하는 블랙리스트의 근거가 되는 키워드들은 각양각색이다. 이 키워드들에 해당하는 활동은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유 및 리트윗만으로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이 기준 역시 불규칙한 변수가 작용한 것이 확인됐다.
고선웅 연출.(사진=브릿지경제DB, 최민석 기자) |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