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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지금, 우리가 '#아이엠히어'를 봐야 하는 이유!

[Culture Board] 영화 '#아이엠히어', 프랑스 유명 제작사 고몽에서 제작
SNS로 맺는 관계와 진정성 트렌디하게 담아

입력 2021-01-13 18:30 | 신문게재 2021-01-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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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과 2018년 촬영된 이 영화는 한국인도 모르는 인천공항명소들이 빼곡하다. 타지에서 관계를 맺는 스테판의 모습은 바쁜 한국인들이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할 진정성이 가득하다.(사진제공=NEW)

 

여자는 남자에게 ‘눈치’가 없다고 일갈한다. 자신을 보러 프랑스에서 장장 12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온 그에게. 공항으로 마중나온다더니 연락마저 끊어버렸다. 두 사람은 각자의 일상을 공유하며 화상전화도 한 사이다. 문제는 단 한번도 만나지 않은, SNS를 통한 ‘랜선친구’라는 것이다.

국적과 성별, 나이가 다른 수(배두나)와 스테판(알랭 샤바)은 그렇게 우정을 넘어 썸을 타는가 싶더니 결국 각자의 길을 걷는다. 남자는 그저 수와 함께 한국의 벚꽃을 구경하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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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요즘, 프랑스의 포도밭과 한적한 자연환경은 ‘#아임엠히어’의 또다른 주인공이나 다름없다.(사진제공=NEW)

‘#아이엠히어’는 로드무비인 동시에 로맨스 영화다. 장성한 두 아들을 두고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이혼남이 동양의 한 여성과 우연히 SNS로 DM을 나누고 삶의 활기를 더한다는 기본 골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극적이다. 남자는 하염없이 여자를 기다린다. 장장 5일씩이나, 공항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영화적 설정이지만 스테판의 입장에서 보노라면 그게 더 현실적이다.

수에 대한 정보는 아무 것도 없다. 아는 것이라곤 자신을 공항에서 만나 서울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 것 뿐이다. 그 며칠 간 스테판은 유명인사가 된다. 특유의 친근함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기에 가능한 일이다.

처음엔 비행기를 타러 온 한국 승객들이었다. 매일 가는 공항 구내 식당에서는 자신과 같은 요리사와 친분을 쌓았다. 노숙(?) 3일차에는 청소부 손에 이끌려 간 공항 스파에서 한국의 찜질방 문화를 경험한다.

우연히 만난 프랑스 농구팀과 공항 내 바(Bar)의 아르바이트생에게까지 자신이 왜 한국에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렇게 쌓은 인연은 SNS의 사진으로 남는다. 국적을 넘은 이 순진무구한 기다림은 그를 ‘프렌치 러버’라 이름 붙이며 결국 방송국 카메라까지 출동시킨다.

 

영화 중반부터는 현실을 깨달은 외국인의 ’어서와 한국의 처음이지’ 버전이다. 영상통화로 자신의 직장 건물을 스치듯 알려줬던 여자의 모습을 기억했기때문. 그곳은 숭례문이었고 정말 기적적으로 여자를 만나 함께 벚꽃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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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엠히어'.(사진제공=NEW)

프렌치 러버의 유명세는 고향인 프랑스까지 전해지고 결국 두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온다. SNS로 일만 하는 통에 가족에게 소외됐던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던 아들들은 스테판이 여전히 ‘사랑과 설렘’이 고픈 같은 인간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엠히어’는 완벽한 프랑스 영화다. 그림같은 포도밭 전경과 신비한 동양여인의 이미지가 꿈과 구름 사이를 오간다.

이제는 글로벌 배우로 우뚝 선 배두나의 존재감은 이 영화의 8할 이상이다. 15분 정도의 출연이 무색할 정도로 영화는 프랑스 국민배우 알랭 샤바와 실력파 조연들의 잔치지만 배두나는 영화의 맛을 확실히 살린다. 극 중 ‘눈치’는 프랑스말에 있지 않는 단어라고 한다. 수(배두나)가 한국어로 말하는 그 단어의 진실은 오는 14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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