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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까지…플랫폼 공룡에 자리 뺏길까 유통업계 ‘초긴장’

카카오, 카카오커머스 다시 흡수·합병
판 커진 이커머스 시장서 '규모의 경제' 필요하다 판단
유통업계 "네이버는 당장 경쟁할 상대, 카카오는 장기적 위험요소"

입력 2021-06-15 16:05 | 신문게재 2021-06-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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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쇼핑하기
카카오톡 쇼핑하기(사진=카카오커머스)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이커머스 사업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기존 유통 기업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접근성이 뛰어난 공룡 플랫폼을 보유한 이들은 후발주자로 들어와도 기존 사업자보다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카카오커머스 합병 안건을 상정한다. 카카오커머스는 앞서 2018년 12월 카카오를 떠나 자회사로 분사했다. 분사 3년도 안 돼 다시 본사로 돌아오는 것이다. 합병 일정은 올해 3분기로 예상되며 카카오커머스 지분 100%를 카카오가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품는 이유는 커머스 사업이 본사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할 시기가 됐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원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선물하기, 톡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커머스의 거래액은 4조원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양강구도를 구축한 네이버(28조)와 쿠팡(21조)와 비교하면 거래액이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재무적 부담이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할 때는 별도의 자회사 형태로 사업을 하는 게 낫지만, 큰 판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움직이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카카오는 합병 이후에도 카카오커머스를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해 자율성과 독립성은 보장할 전망이다. 네이버도 커머스 사업은 사내독립기업(CIC) 포레스트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 드라이브를 유통업계는 긴장 속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카카오가 네이버와 같이 당장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이커머스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검색 포털의 힘을 앞세워 오픈마켓 형식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렸지만, 관계형 커머스를 중시하는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기존 유통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사업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현재 가진 플랫폼 파워만으로도 충분히 커머스 사업을 규모 있게 키울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카카오가 사업을 해온 방식을 보면 기존 유통시장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화두를 던질 만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공룡들이 잇따라 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플랫폼과 시너지 효과가 확실하고, 돈이 되기 때문이다.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735억원으로 카카오 계열사 중 가장 높다. 네이버쇼핑의 매출도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온라인 기반의 새로운 유통 사업자들이 등장한데 이어 플랫폼 공룡들까지 쇼핑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하면서 기존 유통 사업자들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선 것도 이같은 조급함이 반영된 것이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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