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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관·대형마트 옛말… 펫·키즈 품은 곳 들썩

[재테크] 상권 활성화 가르는 '키 테넌트'

입력 2023-03-13 07:00 | 신문게재 2023-03-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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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연이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아파트 등 주택시장이 위축된 반면 2년 이상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주요 지역 상권이 살아나면서 상가투자에 관심은 늘고 있다.


상가는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임대수익과 직접 운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공실률에 대한 위험을 낮추고 투자성이 좋은 상가를 고르려면 상권 활성화에 핵심 요소인 ‘키 테넌트(key tenant)’ 입점 여부가 중요하다.

‘키 테넌트’란 상업시설에 고객을 끌어 모으는 핵심 점포를 뜻하는 말로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라고도 한다. 키테넌트의 존재 여부는 상권의 활성화를 좌우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커 키테넌트 상점을 입점 시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키 테넌트는 보통 상업시설의 오픈 초반 고객 유인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이는 상업시설 투자자들이 보통 체류시간이 긴 점포 입점을 선호하는 이유기도 하다. 고객들이 체류시간이 길수록 식사를 비롯해 쇼핑 등 여가에 필요한 것들을 상가 내에서 이용할 가능성이 커지서다.

이러한 상업시설의 키 테넌트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 지는 키 테넌트가 있다면 뜨는 키 테넌트도 있다.

예전에는 은행, 영화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스타벅스를 비롯해 유명 프랜차이즈의 식음료(F&B) 매장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으나, 이제는 특색 있는 브랜드나 상가의 성격에 맞게 구성되고 있다.

먼저 지는 대표적인 키테넌트로 은행이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800개 이상의 시중은행 점포가 문을 닫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증가된 비대면 거래가 영업점포 감축 배경이다.

다음으로 CGV 등 영화관도 지는 키테넌트로 꼽힌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관람객수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높아진 영화 관람료와 더불어 OTT 서비스로 영화 소비 방식이 변화한 것 역시 관객 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

10년 전만 해도 유통업계에서는 절대 강자였던 대형마트도 지는 키테넌트 중 하나다. 대형 맡의 성장 둔화는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형마트는 점포수가 2020년 396개에서 2021년 기준으로 384개로 줄어든 데다 다중이용시설 기피 등까지 겹치면서 잡화, 가정, 생활, 가전·문화, 식품 등 대다수 상품군에서 매출이 줄었다.

쇼핑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는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스타벅스도 단골 키 테넌트였다. 기업형슈퍼마켓 역시 인터넷 쇼핑이 대체하면서 수요를 끌어 모으는 특별한 점포에서 벗어났고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했던 스타벅스도 매장이 많아져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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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입구역 인근 거리 모습. (사진=연합)

 

대신 뜨는 키 테넌트들이 지는 키 테넌트들이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 건물의 가치와 더불어 지역의 상권까지 좌지우지하는 키 테넌트는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최근 떠오르는 대표적인 키 테넌트 업종으로는 키즈카페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파트가 시민들의 주된 주거 공간이 되고 층간소음 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자 이를 위한 공간인 키즈카페가 저출산 사회임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키즈카페는 기본적으로 체류시간이 길고 가족단위로 주로 찾기 때문에 주변에 아파트 단지를 배후수요로 둔 상업시설이라면 최고의 키 테넌트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상가들이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대형 서점·도서관 모시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종로서적·교보문고·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들이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키 테넌트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대형 서점이 고품격 가족 중심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고소득층 수요를 끌어들여 인접 점포들까지 상승효과를 누리기 때문이다.

펫(pet:반려동물)관련 업종도 키 테넌트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의 전체 공간을 반려견과 반려인을 끌어들이는 독특한 공간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애완동물이 가족의 하나라는 반려동물 인식이 확산하면서 함께 머무는 거주공간도 바뀌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pet)과 인테리어(interior)를 합성한 일명 ‘펫테리어’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펫테리어는 함께 거주하는 반려동물의 행동특성을 반영한 실내 인테리어를 의미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90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증가하면서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시장이 6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상가 투자 시 뜨는 키 테넌트와 지는 키 테넌트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펫·키즈·가족·문화 등 관련 업종, 줄 서서 먹는 맛 집, 뜨는 외식 브랜드, 특색 있는 카페 등이 영(0)순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dongkuri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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