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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6남매를 어떻게? 육아는 스트레스 아닌 열애 같은 것"

[맘 with 베이비] '6남매 아빠' VOS 멤버 박지헌

입력 2023-06-13 07:00 | 신문게재 2023-06-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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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박지헌)

지난해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에 그쳤다. 2015년 1.001명에서 7년 만에 반토막이 됐다. 만혼(晩婚) 현상, 결혼에 관한 가치관의 변화 탓이다. 이젠 하나 낳아 키우기도 힘들다는데, 여섯 아이를 키우는 다둥이 부모가 있다. 아빠가 유명 그룹 ‘V.O.S’의 박지헌 씨다. 최근에는 자녀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한 여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을 기르면서 지경이 넓어지고 시야가 확장됐다”라고 자랑하는 박지헌 씨를 만나 다둥이 육아담을 들어보았다.

 

 

- 주변에서 “아이 키우기 힘들지?”라는 말을 자주 들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떠십니까.

“아이가 하나에서 여섯이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육아에 익숙해졌습니다. 나름의 육아법을 익혀 가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실 아내도 저도 아이들을 돌보며 몸이 피로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하루가 행복했느냐 아니냐는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즐거운 마음이 있다면 피곤한 줄 모릅니다. 육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첫사랑처럼 뜨겁게 열애하듯 육아를 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주차장에서 집으로 가는 그 짧은 길을 항상 뛰어 들어 갑니다. 집이 제게는 ‘가슴 뛰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 다둥이 육아 비법으로 ‘아내와의 대화’를 꼽으셨습니다. 대화의 장점, 그리고 대화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 인가요.

“아내와 하루 2~3시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식탁에 앉아 두런두런 시작합니다. 얼굴 맞대고 할 시간이 없으면 휴대폰을 이용합니다. 직업 특성상 이동시간이 많은데, 주로 그때 합니다. 아이들과 삶을 주제로 이야기해도 넘칩니다. 대화를 하며 ‘간격’을 좁혀야 문제가 부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지 않습니다. 많은 문제가 간격이 벌어져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배우자는 생각을 나누고 점검해 주는 최고의 대상입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고,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아내가 있다는 건 정말 최고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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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박지헌)

- 그래도 육아 때문에 지치거나 힘들 경우가 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십니까.


“육아로 지치거나 힘들 때는 없는데, 집에 가고 싶어서 일에 집중이 안 될 때는 많습니다. 육아는 스트레스가 아닌 아이와의 ‘뜨거운 열애’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면 그 사람과 계속 있고 싶잖아요. 육아는 사랑이 식을 수 없어요. 아이에게 부모는 온 세상이고 전부입니다. 내게 전부인 부모가 나를 보살 피며 힘들어한다면, 아이는 감사함으로 족할 것을 미안함까지 갖게 되겠죠. 그래서 저는 육아를 열애하듯 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인생이 바뀌는 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양육은 아이와 부모의 동시 성장이거든요. 양육에 집중하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득이 될 것입니다.”

 



- 아이들에게 ‘홈 스쿨링’을 하고 계십니다.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저는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의 친구’가 아니라 ‘세상을 친구라고 느낄 수 있는 아이’를 키워 내고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진짜 사회성을 가르치고 싶어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10만 명당 7.6명으로 OECD 11위에 OECD 평균 6.1명보다 많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친구들은 괜찮을까요? 멀쩡한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 온전한 사춘기를 누리길 간절히 바랍니다. 홈 스쿨링을 하면서 여러 다양성을 얻을 수 있음에 매료됐습니다. 등수에 연연하지 않게 됐고, 그냥 내가 하는 그 상태 그대로 기준이 됐습니다. 비트박스 선생님을 초대해 수업을 듣기도 하고, 미디 음악 수업도 했습니다. 팝핀 댄스가 배우고 싶다고 해 가르치고, 요요 전국 대회에도 나갔습니다. 아이와 함께한 시간에 실패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저출산 대책을 마련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정책만으로 세상이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과거에 비하면 아이들 키우기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TV에 방영되는 콘텐츠가 육아에 긍정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위로는 좋지만 무조건 공감해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깨달을 여지조차 없도록 편협한 감각을 만들고 생각을 고착되게 하는 미디어가 제일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혼, 딩크족 등을 멋있게 바라보는 시선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행복한 모습을 부각해 보면 어떨까요. 방송 매체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좀 더 양육친화적인 프로그램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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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헌(왼쪽 두번째)씨와 여섯명의 아이들이 함께 찍은 가족 사진. 박씨는 "첫사랑처럼 뜨겁게 열애하듯 육아를 하면 아이도 부모도 함께 행복해질 것"이라고 육아담을 말했다.(사진제공=박지헌)

 

-아이 낳길 두려워하는 부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부들에게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다섯째 솔이를 낳은 뒤 아내가 아이를 더 낳자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기에 의아했습니다. 아내는 새로운 아이가 기대가 된다며, 우리만의 인생도 좋지만 우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진짜’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이걸 누린 뒤 나중에 이것 저것 다 해봐도 늦지 않는다고 했습니다.결혼을 하면 집중해야 할 것이 명확해집니다. 출산을 하면 우리의 삶과 시간의 방향이 더더욱 명확해집니다. 아이가 생기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 큰 사랑을 경험할 수 있고,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그리고 자녀에게 집중하는 재미를 느껴 보세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재미있을 것입니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는 주로 아이들의 매니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들 라이딩만 하다가 하루가 가기도 합니다. 가수로서 계속 앨범을 내고 전국을 다니며 콘서트를 하고 있지만, 얼떨결에 ‘인기 강사’가 되어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키운 경험,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 그럼에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유 등을 주로 이야기합니다. 강연 제의가 온다면 어디든 달려가 ‘뜨겁게 사랑하세요. 식으면 힘들어집니다. 그 길밖에 없습니다’라고 말씀 드리려 합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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