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B그라운드] 신디 셔먼이지만 신디 셔먼이 아니다? 그 모호한 경계에 대하여 ‘온 스테이지-파트2’

입력 2023-07-07 18:3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신디 셔먼(Cindy Sherman)이지만 신디 셔면이 아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 스틸이지만 또 어딘가 다르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패션사업에 반기를 들지만 굵직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여성 비하라는 비판이 따라다녔지만 누구보다 여성에 가해졌던 부조리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전형적인 초상화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상한 중세시대 귀족부인이 봤다면 불경하기 짝이 없을 초상화다.

그래서 낯익지만 이상하게도 이질적인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사진작가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 2’(On Stagy-Part II, 9월 17일까지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가 한창이다.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파리에서 열렸던 회고전 ‘신디 셔먼 앳 더 파운데이션’(Cindy Sherman at the Foundation) 중 일부로 꾸렸던 에스파스 루이비통 베이징의 ‘파트 1’에 이은 두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 소장한 신디 셔먼 작품 중 엄선한 10점이 공개된다. 신디 셔먼은 스스로 피사체가 되는 셀프 포트레이트 기법으로 28세가 되던 1982년 카셀 도큐멘타와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했고 33세에는 휘트니 미술관에서 사진작가 최초의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1977~80년 작업했던 첫 연작 ‘무제 필름 스틸’(Untitled Film Stills)부터 1980년대 초반 매거진 아트포럼의 의뢰를 받았지만 끝내 싣지 않은 가로펼침 사진 연작 ‘센터폴드’(Centerfolds), 보형물과 마네킹을 활용해 과장되게 표현하는 ‘동화’(Fairy Tales) 연작, 빛의 대비와 색채 및 표정으로 캐릭터를 창조하는 ‘컬러 스터디’(Color Study) 연작과 패션 시리즈, 전통적인 초상화에서 탈피한 ‘인물화’ 시리즈, 남성으로 분장한 ‘맨’ 시리즈, 화려한 일상과 허구성을 담은 ‘광대’ 시리즈 등의 대표작 10점을 만날 수 있다.

이 10점을 통해 40여년에 걸친 신디 셔면의 작품 세계 변화를 따르는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정체성’이다 여성이지만 남성성을 내비치거나 남성이지만 병약한가 하면 정형화된 초상화지만 어딘가 과장됐다. 스스로가 분장하고 탄생시킨 인물이지만 “결코 자화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던 신디 셔먼 작품들의 특징은 그렇게 모호한 경계에 있다.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기술 발전, 플랫폼의 확장, 뉴미디어의 탄생 등에 적극적으로 발맞춘 신디 셔면은 인스타그램에 최근까지도 각종 필터를 활용해 변형한 이미지인 ‘태피스트리’(Tapestries) 시리즈를 게재 중인 신디 셔먼은 한 인물을 둘러싼 사회와 문화가 만들어낸 젠더, 직업, 편견 등 모호한 경계를 통해 익명성을 담보하고 굳이 구분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이미지, 정체성은 어쩌면 사회 혹은 시스템을 구축한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정형성을 탈피하면서 자신만의 정형성을 확보한 신디 셔먼은 극과 극의 분명한 경계를 모호하게 함으로서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스스로를, 세상을 돌아보게 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
에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신디 셔먼의 ‘온 스테이지-파트2’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