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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CBDC 추진…"예금토큰 활용시 결제수수료 낮아져"

입력 2023-10-04 15:59 | 신문게재 2023-10-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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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네트워크
CBDC 네트워크 구성도(안)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그동안 현금 이용 감소 등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일반 국민들이 사용하는 ‘범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범용 CBDC) 연구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4일 설명했다.

그러나 ‘범용 CBDC’ 도입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고, 은행의 자금중개기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선결조건이 있었다.  도입 관련 사회적 합의를 선행한 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도 ‘범용 CBDC’ 발행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기술 연구 등을 진행하는 추세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범용 CBDC 도입 준비는 장기적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간 자금이체 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 ‘기관용 CBDC’는 미국 뉴욕연준, 브라질 중앙은행, 싱가포르 통화청 등 주요국의 연구·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중앙은행의 화폐와 은행 예금으로 이뤄진 현행 통화시스템을 유지하는 가운데, 민간의 혁신적 서비스 개발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CBDC 활용성 테스트’는 이러한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디지털통화의 다양한 활용사례를 점검하게 된다.

우선 CBDC 네트워크는 CBDC 시스템과 외부 연계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CBDC 시스템은 ‘기관용 CBDC’와 2종류(디지털통화 Ⅰ·Ⅱ형)의 민간 디지털통화가 발행·유통되는 플랫폼이다. 한국은행이 구축하고 은행 등 민간부문이 참여하는 허가형 분산원장 구조로 설계된다.

기관형 CBDC는 시스템 참가가 허용된 금융기관 등만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통화 Ⅰ형 통화는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토큰으로 현재의 예금과 유사하다. 디지털통화 Ⅱ형은 은행 등이 발행하는 이머니 토큰으로 발행기관은 발행액에 상응하는 기관용 CBDC를 담보자산으로 보유하게 된다.

특수목적의 지급용 토큰인 Ⅲ형 통화는 가치유지를 위해 CBDC 시스템 내의 Ⅱ형 통화를 100% 담보로 발행되며, 외부 연계시스템에서 발행·유통된다.

테스트 범위는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우선 참여 금융기관을 은행으로 한정한다. 일부 실거래 테스트는 예금토큰(Ⅰ형)만을 제한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금융위, 금감원은 이번 테스트에 한해 실거래용 지급수단(Ⅰ형 통화) 발행·유통을 은행의 수행가능 업무로 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머니 토큰(Ⅱ형), 특수 지급 토큰(Ⅲ형)은 개념 검증 등 가상의 테스트만 실시한다.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테스트 대상 활용사례는 관계기관 및 참여 은행 등과의 협의를 거쳐 11월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디지털자산의 안전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금융산업내 경쟁 제고를 통한 소비자 후생이 증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테스트를 계기로 중고물품 매매, 보험 등 복잡한 거래의 처리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개발될 경우 소비자 편의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개기관의 개입이 최소화되면서 예금토큰 등을 통한 결제시 수수료를 아주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지급수단을 도입해 경쟁이 제고되면서 지급서비스 시장 전체의 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국제결제은행(BIS)과의 협력을 통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미래의 통화시스템을 국내에서 구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하는 것도 기대되는 점이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절반 이상이 현재 CBDC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30년까지 약 24개국 이상이 CBDC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활용성 테스트는 그간의 연구 성과에 기반해 우리나라의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또 한 번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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