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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에 출렁이는 국제유가…국내 정유업계 ‘긴장’

입력 2023-10-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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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휘발유 가격 13주 연속 상승<YONHAP NO-2013>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사진=연합)

 

중동 정세 불안으로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가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물론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닌 만큼 국내 정유업계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향후 이란 등 주변 국가의 참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음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5%대 이상으로 급등한 국제유가는 최근 다시 내림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6.66달러로 전장 대비 1달러 이상 내린 후 17일 유지했다. 두바이유는 17일 전일 대비 0.35달러 하락한 90.78달러에 거래되며 보합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입 금지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동 전쟁과 관련, 국내 정유업계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사정권에 들어서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이번 변수가 원유 생산국간의 갈등이 아닌데다, 모회사가 사우디 아람코인 에쓰오일을 제외하고는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해놓은 상태여서 당장 ‘발등의 불’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원유 수입선을 다각화해 당장 원유 수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실장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현재까지 국내 기름값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현재 국내에는 200일분 정도의 석유가 비축돼 있는 상황이다. 7개월가량 수급은 전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현재와 같은 국제 정세가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주요 산유국인 이란이 참전하거나 주변국들까지 전선이 확대된다면 원유 수급 상황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크다”면서 “이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정유업계는 물론 전 세계 경제가 위기 상황에 접어들 공산이 있는 만큼 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란이 참전하게 되면 세계 주요 원유 수송 통로인 호즈무즈 해협이 봉쇄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5%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통상적인 전쟁 프리미엄 20달러를 크게 웃돌면서 (유가가) 최고 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가 오른다고 국내 정유업계에 무조건 호재인 것도 아니다. 이번 경우는 오히려 악재 신호에 가까운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조 실장은 “유가가 올라도 수요가 줄면 석유가격과 완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이는 곧 마진 축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세란 점도 문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등을 뺀 것으로 통상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로 쓰인다. 정유업계 및 증권사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정제마진은 11.6달러로 12.8달러였던 전주보다 하락했다. 지난달 급격히 올랐던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다시 내리는 추세다. 당장 정유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이 3분기 대비 악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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