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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간 최대 ‘200조’ 자산 격차…5대 금융 순위 굳어지나

KB 총자산 700조 돌파…당분간 M&A 기대 어려워

입력 2023-10-24 10:45 | 신문게재 2023-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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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사진=각사]

 

KB금융지주의 총 자산이 7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자산기준으로 국내 5대 금융그룹의 서열이 굳어지고 있다. 몸집을 단번에 키울 수 있는 대형 인수합병(M&A)성사도 최근에는 드물어 5대 금융지주간 자산 규모 격차는 확대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금융지주의 총자산은 706조3200억원으로 국내 금융사 가운데 역대 처음으로 700조원대를 넘어섰다. ‘리딩’ 금융그룹 경쟁을 벌이는 신한금융지주가 676조9700억원대로 뒤를 쫓고 있으며, 하나금융지주(593조6100억원)와 농협금융지주(531조9700억원), 우리금융지주(482조9100억원)가 3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이 지난 2016년까지 나란히 300조원대 총자산을 보유했던 것과 비교하면 7년여만에 격차가 최대 200조원 이상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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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의 경우 총자산과 순이익이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으로 꼽힌다. 눈에 띄게 자산을 늘릴 수 있는 지름길은 금융사 인수합병으로, 5대 금융그룹의 과거사 역시 M&A 역사라 해도 무방하다.

현재도 반복되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전 역시 M&A가 지렛대로 작용했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 윤종규 회장 취임 이후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보험(현 KB라이프생명)을 잇따라 그룹에 편입시키면서 자산 규모를 크게 늘렸다. 윤 회장 취임 직전 300조원대였던 자산 규모도 2017년 400조원을 넘어서며 신한금융을 따돌린 뒤, 2019년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KB금융은 은행 부문(KB국민은행)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한자릿대였던 비은행 수익 비중을 9년여 만에 40%까지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과 같은 가계대출 규제 등에 따른 은행 부문의 수익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비은행 부문에서의 수익 방어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리딩 금융 맞수인 신한금융 역시 조용병 전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2019년 옛 오렌지라이프(현 신한생명) 인수를 계기로 총자산을 500조원대로 늘려 이듬해까지 총자산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의 경우 일찍부터 옛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균형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최근 수년간 자산 규모에 영향을 미칠만한 M&A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리딩금융 경쟁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 2012년 옛 외환은행 인수 이후 ‘빅 3’ 대열에 합류했지만, 이후 자금 동원력 측면에서의 휴지기가 불가피했다. 지난 2021년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비은행 M&A에 시동을 걸었지만, 최근 KDB생명 인수 계획을 전면 철회하는 등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업계는 최대 1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경영정상화 비용이 부담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지주사로 재전환한 우리금융은 여전히 증권사 인수가 숙원과제다. 손태승 전 회장에 이어 임종룡 회장 모두 취임 일성으로 ‘증권사 인수’를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행보는 없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증권사의 자산 규모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실기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그동안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는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분리 매각된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정도는 돼야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금융사들의 몸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의 경우 유진투자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잠재 매물로 거론되면서 피인수 기대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KDB생명 매각 무산을 계기로 동양생명, ABL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은 벌써부터 하나금융의 유력 인수 후보로 입길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 M&A의 경우 그룹의 재무 상태와 시장 여건도 중요하지만 그룹을 이끄는 그룹 수장의 결단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외풍에 쉽게 휘둘리는 국내 금융지주사의 특성상 경영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현실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5대 은행 총자산 변동 내역



2017년 6월 말 2023년 6월 말

KB금융지주 343.2조원 706.3조원

신한금융지주 390.3조원 677조원

하나금융지주 326.7조원 593.6조원

농협금융지주 363.2조원 532조원

우리금융지주 297조원 483조원



<자료=금감원>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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