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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몸값' 8조? 5조?…산은 매각예정가에 달렸다

입력 2023-11-23 06:00 | 신문게재 2023-11-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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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46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제공=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일이 밝아온 가운데 산업은행의 매각예정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은이 매각 예정가를 얼마로 책정하느냐에 따라 거래가 성사되거나 유찰될 수 있어, HMM인수에 나선 동원과 하림의 운명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르면 상장된 증권의 매각예정가격은 30일간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한 가격으로 정한다. 다만 경쟁입찰의 경우 다만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추진에 따른 매각업무 일반기준’에 근거해 외부 전문기관의 실사나 매각 대상 자산의 특성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번 23일 입찰에서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가진 HMM 주식 3억9879만주(지분율57.9%)가 매각대상이다. 22일 종가기준 HMM의 주가는 1만6140원으로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의 시장가만 6조4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소 수준인 20%만 더하면 HMM의 몸값은 8조가 넘게된다.

산은이 국유재산법에 따라 매각예정가를 시장가로 책정한다면 매각예정가 역시 이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하림과 동원 모두 산은의 매각예정가 이상을 써내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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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그룹 해운 계열사 팬오션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나섰다. 팬오션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고 선박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법이 시장에서 거론된다. 여기에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호반그룹도 힘을 보태 약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규모 대주단을 통해 약 3조5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킨다는 계획인데

동원은 약 1조3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에 동원산업, 동원로엑스 등 계열사 유상증자,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약 3조3000억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동원도 형제사인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약 3조원의 인수금융을 외부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두 그룹이 인수금융을 예정대로 조달한다 해도 시장가치에 따른 매각예정가에는 미치지 못한다.

동원과 하림이 기대하는 부분은 경쟁입찰의 경우 매각예정가를 매각 대상 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이다. 특히 HMM이 발행한 영구채 3억3600만주가 아직 남아있는 점도 산은이 매각예정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가 되고 있다. HMM 잔여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이번 입찰의 매각대상인 3억9879만주의 지분율은 39%까지 떨어진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 11조1200억원에 비례한 가치는 4조3000억원대다. 여기에 30%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도 5조6000억원이다.

또 최근 글로벌 해운업업황이 나빠지고 있는 점도 매각예정가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HMM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97% 급감했다.

그러나 산은이 매각예정가를 시장가 이하로 낮추면 헐값매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감사원이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감사를 진행했다”며 “주식 매각 가격만 6조원 이상인 HMM을 헐값에 팔기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구 기자 scal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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