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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륨·흑연·요소'···곳곳이 공급망 지뢰밭, 또 긴장하는 산업계

“중국 외 공급망 다변화에 힘써야”

입력 2023-12-06 06:26 | 신문게재 2023-12-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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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요소수 수출 일부 중단에 대란 반복 우려<YONHAP NO-3486>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사용 후 비어있는 요소수 통이 놓여있다.(사진=연합)

 

중국 정부가 반도체 소재인 갈륨·게르마늄에 이어 배터리 소재인 흑연을 넘어 최근에는 요소까지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5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8월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및 그 화합물, 이달부터는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현재 갈륨·게르마늄, 흑연의 대중국 의존도는 각각 80%, 70% 이상인 만큼 국내 반도체 및 배터리 업계의 우려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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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인천 중구 인천항 인근 주유소에서 요소수가 쌓여있다.(연합)

여기에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지난달 30일 한국 수출용 산업용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번지고 있다. 정부는 중국의 자국 내 요소 수급 우선 조치로,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다고 진화에 나서며, 요소 관련 업계와 공급망 대응 회의를 열고, 국내에 3개월치 차량용 요소 재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공비축을 확대하고 동남아시아, 중동 등 수입국가와 추가 물량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겪은 국내 산업계와 시민들은 혹시 모를 요소수 부족 사태에 대비하며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0월 기준 산업용 요소의 91.8%를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요소의 대중국 수입량 비중이 2021년 83.4%에서 지난해 71.7%로 떨어진 후 되레 대폭 뛴 것이다.

주유소업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요소수 수급에 차질이 있지는 않다”면서도 “주유소 업자나 고객들이 요소수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주유소 입장에서는 큰 고객인 화물차 운전자들이 요소수가 없으면 가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요소수 관련 불안감이 확산했던 지난 9월에도 요소수 유통 대리점을 통해 구매했으나, 제품을 한 달 만에 받았다는 주유소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9월 일부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요소 수출 쿼터제 추진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비료업계의 주요 기업들은 내년 요소 수출 총량을 자율적으로 제한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인 중국화학비료망에 따르면, 업계 분석가 푸야난은 “지난달 24일 회의에서 중눙그룹과 중화그룹 등 주요 요소 비축·무역기업 15곳이 내년 수출 총량 94만4000톤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고, 내년 요소 수출 자율 (제한) 협의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글을 최근 올렸다. 이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요소 수출길은 내년도 1분기까지 막히는 데다 내년 1년간 수출 물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우려된다.

한편,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공급망 다변화는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박가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고, 수출·수입에 있어서도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탈중국에 속도를 내기 보단 중국과 교류는 유지하되, 공급망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갈륨 등에 대해 ‘수출 물량’ 자체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승인 절차를 추가한 것인 만큼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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