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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과징금 피한 CJ올리브영, 이선호 승계 작업 탄력 붙을까

공정위, 올리브영에 과징금 18억9600만원 부과 결정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은 ‘심의 절차 종료’ 결정…“판단 유보”
CJ올리브영 “문제된 부분, 개선 완료했거나 완료 예정”
내년 상반기 IPO 재추진 가능성 유력

입력 2023-12-07 13:59 | 신문게재 2023-12-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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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매장 전경. (사진=CJ올리브영)

 

납품업체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CJ올리브영이 공정위의 폭탄 과징금을 피하면서 한숨 돌리게 됐다. 당초 600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 부과가 예상됐지만,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아 약 19억원으로 과징금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에 CJ올리브영은 IPO 추진과 CJ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CJ올리브영의 납품업체들에 대한 △행사독점 강요 △판촉행사 기간 중 인하된 납품가격을 행사 후 정상 납품가격으로 환원해 주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 부당 수취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2019년경부터 현재까지 자사가 행사(파워팩 및 올영픽)를 진행하는 당월과 전월에는 경쟁 H&B(헬스앤뷰티)스토어인 랄라블라, 롭스에 동일 품목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납품업체들에 요구했다. 또한 파워팩 행사를 명목으로 납품업체로부터 인하된 납품가격으로 상품을 납품받고 나서, 행사 종료 후 남은 상품을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면서도 납품업체에게 정상 납품가격으로 환원해 주지 않아 차액 총 8억48만원을 부당하게 수취했다.

아울러 납품업체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사 전산시스템을 통해 ‘상품 판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순매입액(부가세 제외)의 약 1~3%를 ‘정보처리비’ 명목으로 수취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조사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CJ올리브영의 EB(Exclusive Brand, 독점적 브랜드) 정책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심의 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EB정책은 경쟁사인 랄라블라, 롭스 등과 거래하지 않는 조건으로 납품업체에게 광고비 인하, 행사 참여 보장 등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현 단계에서 CJ올리브영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인지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했다. H&B 시장만 놓고보면 올리브영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지배사업자가 맞지만, 온라인 등 다른 유통채널까지 넓혀보면 점유율 10%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다만 공정위는 올리브영의 위치가 강화되고 있으며 EB정책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화장품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올리브영의 갑질이 다시 심해지거나, 입점 브랜드 업체들이 눈치 볼 일이 많아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중소기업 브랜드 중심의 K뷰티 유통 플랫폼 육성 과정에서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문제가 된 부분은 내부 시스템 개선을 이미 완료했거나 완료할 예정이며, 향후 모든 진행과정을 협력사들과 투명하게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사진제공=CJ그룹)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사진=CJ그룹)

 

한편 이번 공정위 처분을 계기로 CJ올리브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할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라는 큰 장애물을 넘겼고, 매출 역시 올해 3조원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 2조797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2조1091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CJ올리브영의 지분 11.04%를 보유한 2대주주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의 행보도 주목된다. 그는 상장 후 리브영 주식을 처분해 지주사인 CJ 지분을 매입하거나 증여세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 리더는 CJ올리브영 상장시 공모가에 따라 수천억원의 현금을 챙길 수 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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