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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두얼굴 … AST·ALT 정상이어도 농도 높으면 간질환

염증 없는 단순 지방간·간경화 진단 어려워 … ALP·GGT 상승 담도질환 신호

입력 2017-02-28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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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이 없는 단순 지방간이거나 염증 단계를 지나 간 섬유화가 진행된 간경화일 경우 AST·ALT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건강검진 후 ‘요즘 술을 많이 마셨더니 간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푸념하는 사람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보통 술을 많이 마시거나 간기능이 떨어지면 간수치가 올라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 간수치와 간기능이 정확히 반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간수치가 정상이면 무조건 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옳지 않다.


간기능은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이요소(AST, aspartate aminotransferase, 옛 GOT), 알라닌 아미노전이요소(ALT, alanine aminotransaminase, 옛 GPT),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 빌리루빈(bilirubin), 알부민(albumin), 프로틴(protein), PT(prothrombin time) 등 수치를 파악해 확인한다. 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게 AST와 ALT다.


AST와 ALT은 간세포 안에서 아미노산 생성에 작용하는 효소로 간세포가 손상되면 혈관 속으로 흘러나와 혈중 수치가 증가한다. AST는 간세포 외에 심장과 골격근육, 신장, 뇌 등에도 분포하고 있다. 정상수치 범위는 각각 0~40 IU/L 이다.
간 자체가 손상되거나 알코올성간염인 경우 ALT보다 AST가 더 많이 상승하고, 급성간염은 두 수치 모두 급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B·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만성 간세포 손상에서는 AST수치보다 ALT수치가 더 상승한다. ALT는 간이 파괴됐을 때에만 수치가 올라가므로 AST보다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간 손상 정도를 더 잘 반영한다.


하지만 AST와 ALT는 간의 염증 여부를 알리는 신호일 뿐 간 기능의 전반적인 상태를 건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즉 염증이 없는 단순 지방간이거나 염증 단계를 지나 간 섬유화가 진행된 간경화일 경우 AST·ALT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특히 AST·ALT 수치가 정상 범위인 40 이하라도 농도에 따라 사망위험이 높아진다. 2010년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린 연구결과 AST 농도가 20~29인 사람은 20 미만인 사람보다 간질환 사망 위험이 3.3배가량 증가했으며, 30~39일 경우 사망 위험이 18.2배까지 치솟았다.


비만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거나, 간염 보균자인 사람은 AST와 ALT 외에 빌리루빈·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알부민 수치 등을 측정해보는 게 좋다.
ALP와 GGT는 간세포 내 쓸개관(담관)에 존재하는 효소다. ALP는 담도질환으로 쓸개즙 배출에 장애가 생겼을 때 올라가며, 성인보다 소아에서 수치가 급격히 상승한다. 정상 범위는 장애에서 빠르게 상승하며 성인보다 소아의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GGT는 ALP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알코올 관련 간질환이나 담도계질환이 있을 때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두 효소의 정상 범위는 남자가 11~60U/L, 여자는 7~35U/L이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로 간기능이 떨어져 알부민 합성이 잘 되지 않으면 혈중 수치가 정상 범위인 3.5~5g/㎗ 아래로 떨어진다. 반대로 알부민 수치가 정상범위 이상이면 탈수증으로 혈관 내 수분이 감소해 구토, 전신 무력감,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빌리루빈은 간기능이 저하되거나 담도가 막혀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을 때 증가하고 황달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정상 수치는 정상 수치는 0.2~1㎎/㎗다.
혈소판 수치도 간기능을 파악하는 데 도움된다. 간이 굳으면 간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처리하느라 비장이 2배가량 커진다. 비장은 혈관 속의 불필요한 혈소판을 제거하는데 크기가 너무 커지면 혈소판 제거기능에 과도하게 높아져 혈소판 수치가 감소한다. 정상 수치는 130~400 10³/uL이다.


간수치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B형간염이며 알코올성 간질환과 C형간염이 뒤를 잇는다. 만성 B형간염과 C형간염이 간수치 상승의 원인일 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호전시키면 수치가 떨어진다.
최근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수치를 높이는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상 간은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정도다.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게 지방간으로 장기간 방치하면 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 상태인 지방간염을 거쳐 간조직이 섬유화되는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과음과 비만이다.


장정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40~50대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대신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야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률이 높다”며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운동을 꾸준히 하고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면서 단백질은 늘려 내장지방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간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분광법(MRS) 등 영상의학 검사로 진단한다. 먼저 CT로 전체지방·피하지방·내장지방·근육면적·배둘레를 파악한 뒤 MRI로 간의 지방 침윤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영상의학 검사는 단순 지방간과 지방간염을 구별하는 데 한계가 있어 혈액검사를 병행하는 게 좋다.


이밖에 당뇨병, 고지혈증, 갑상선항진증·갑상선저하증 등이 있어도 간 수치가 높아진다. 채소녹즙·홍삼액 등 진액 형태의 건강식품을 자주 먹거나,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및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항결핵제·항진균제 등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질병 여부와 상관없이 간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약물이 간수치 상승의 원인으로 의심되면 약물 복용을 당분간 중단하는 게 좋다. 간수치가 심하게 상승할 땐 ‘간장약’으로 불리는 간기능 보조제를 투약해 수치를 떨어뜨린다. 이들 약물은 간세포 재생 촉진, 항산화 효과에 의한 염증 감소, 담즙 배설 촉진 등의 작용으로 간수치를 떨어뜨린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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