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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돌아온 비트코인, 대체자산 명가(名家) 될까

비트코인 2000만원 돌파… 향후 전망은

입력 2020-11-24 07:00 | 신문게재 2020-11-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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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비트코인은 올해 전세계 자산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200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2월 기록했던 고점 이후 최고치다. 앞서 비트코인은 2017~2018년에 불었던 광풍 후 급속히 위축된 바 있어 이번에도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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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비트코인 강세 원인 3가지-‘달러 약세·디파이·기관투자자 유입’

SK증권은 비트코인의 강세 원인으로 세가지를 들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동성이 무차별적으로 공급되면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달러 약세가 겹쳤다는 것이다. SK증권 한대훈 연구원은 “미국 조 바이든 정부에서 나온 주식 양도세 인상 소식에 대한 우려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붐도 디지털자산에 대한 열기를 돋구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연구원은 “고객자산예치금은 지난 9월까지만 해도 89억1000만달러였으나 두 달 만에 136억달러까지 늘었다”며 “여러 투자기회로 인해 개인지갑과 거래소 지갑에 잠들었던 비트코인은 최근 온체인(Onchain)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디파이 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원인은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페이팔(Paypal)은 디지털자산 구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번 비트코인 상승의 촉매역할을 했다”며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나스닥시장의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는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바꾸며 자산의 80%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현재까지의 수익이 지난 3년간의 영업이익보다 많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사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피델리티는 뉴욕감독청(NYDFS)이 허가를 받고 ‘커스터디(Custody)’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JP모건은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의 최대 은행인 DBS는 가상자산 거래소 ‘DBS 디지털거래소’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세계적인 투자자들 역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중이다. 짐 사이먼스(James Simons)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회장은 지난 3월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고, 헤지펀드 투자자 중 한 명인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가상자산 신탁펀드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은 연일 비트코인을 매수 중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고, 주요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며 “이제 디지털자산 시장은 점차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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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비트코인, 그래서 안전한가?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일부 투자은행(IB)은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씨티은행은 “비트코인의 가격은 내년 말 31만800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며 “통화 팽창과 달러 약세 분위기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반면, 헤지펀드 대부로 알려진 레이달리오는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교환 수단과 가치 저장 수단등으로 사용되기에는 문제가 있고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비트코인의 급등이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에 대해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기대감이 크다”며 “기술주, 특히 디지털 경제를 대표하는 각종 지수와 비트코인의 가격은 높은 동조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및 산업 더 나아가 일상 생활의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부상 중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자산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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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비트코인, 더 이상 ‘튤립버블’ 아냐

SK증권은 비트코인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대훈 연구원은 “튤립버블(tulip bubble)로 치부됐던 비트코인은 화려하게 복귀했고, 지난 2018년을 제외하고는 지난 4년간 주요 자산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제도권의 편입과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출을 생각해보면 2017년의 광풍과는 사뭇 달라보인다”고 말했다. 튤립버블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과열투기현상에서 나온 용어로, 경제현상에서 거품이 발생한 상황을 의미한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자산으로서 모든 투자자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며, 특히 금 등 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 입지를 확고히 할 지는 더욱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트코인의 대체자산적 성격을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디지털경제 시대와 함께 과도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달러화 신뢰 이슈로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높을 것”이라며 “특히 내년 달러화 가치 약세가 중론인 상황에서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단기 달러 급락 또는 중장기 달러 가치 약세로 이어질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달러 약세

비트코인 추가 상승은 달러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대규모 유동성 확대 정책이 최소 내년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또,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추가로 늘리거나 장기수익률통제정책(YCC)을 도입할 여지가 있음은 달러 공급 확대로 인한 달러 약세 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추가 재정 부양책 및 ‘바이드노믹스’ 추진에 따른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 가능성은 연준의 유동성 정책과 더불어 시중에 달러 유동성을 더욱 늘어나게 할 것”이라며 “달러화 고평가 논란도 달러 약세 심리의 또 다른 요인으로, 이로 인해 달러 투기적 거래는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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