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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정편의식을 자판기에서”…프레시고, 푸드테크 혁신 이끈다

[스타트업] 스마트 무인 자판기 유통 '프레시고'

입력 2021-08-18 07:00 | 신문게재 2021-08-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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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프레시고 대표
이진구 프레시고 대표이사가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식품·외식업계는 코로나19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는 외식 매장마다 키오스크가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일부는 서빙을 대신한 푸드테크 로봇까지 꺼내들었다. 이러한 변화에 프레시고는 스마트 무인 자판기라는 새로운 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에 부합하는 최적의 아이템이라는 확신이다. 

 

이진구 프레시고 대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때에 스마트 자판기 시장은 식품·외식업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프레시고, 값비싼 경험이 만든 브랜드

이진구 프레시고 대표는 국내 주요 언론사 기자 출신이다. 그러나 카이스트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을 만큼, 넘치는 호기심에 못 이겨 기자 생활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성공과 실패를 맛보는 등 내공을 쌓아나갔다.

“창업이 참 쉬우면서 어렵더라고요. 처음에는 기막힌 아이템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을 줄 알았죠. 그러나 경험을 해볼수록 얼마만큼의 관리가 뒷받침되느냐가 성공의 핵심 포인트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프레시고는 이 대표의 경험치를 농축한 브랜드다. 2017년 창업해 올해로 5년차며, 가정간편식과 스마트 무인 자판기가 핵심 영역이다. 최근에는 두 사업을 접목해 무인매장 프랜차이즈인 ‘프레시고24’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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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식당 개업을 생각하던 차에 HP에 근무하던 후배가 미국에서 밀키트 열풍을 얘기해줬습니다. 듣는 순간 뭔가 확 끌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미국과 우리나라의 유통 환경 자체가 크게 달라서 국내에서는 밀키트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도전해보지 않는다면 후회가 클 것 같아서 일단 경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후 몇몇 지인과 의기투합해 밀키트 전문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은 소위 ‘대박’을 치며 초반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소수 인력에 의지한 대량생산은 엄연한 한계가 있었다. 식재 원가를 냉정히 따지지 않은 탓에 많이 팔고도 손해를 보는 구조까지 떠안고 말았다.

“밀키트 전문매장은 정말 인기가 많았지만 관리 부재가 뼈아픈 실패로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시장 트렌드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줬어요. 프레시고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를 철저히 파악하고 보완했다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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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고 스마트 무인 자판기가 입점한 무인 푸드카페 ‘텐쿡’ 매장 모습.(사진=프레시고 제공)

 

◇스마트 무인 자판기, 내놓자마자 불티

프레시고의 차별화한 경쟁력은 스마트 무인 자판기다. 2017년 창업 당시 국내 밀키트 시장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시기라 남들과 다른 ‘한 방’이 필요했다.

“스마트 무인 자판기는 전통적인 자판기와 달리 물건을 꺼낸 다음에 결제하는 방식이에요. 냉동고가 제품에 부착된 태그를 사물인터넷 센서를 통해 인식하면서 결제를 진행해주죠. 국내에 냉동식품이 흔하지만 이를 자판기에 유통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분명 시장의 필요는 있었지만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이었습니다.”

스마트 무인 자판기는 시장에 선보이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몰고 왔다.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물건의 호기심 차원이 아닌, 실제 시장이 필요로 한 기기였음을 입증해보였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짧은 기간임에도 ‘땅스부대찌개’, ‘나우커피’, ‘텐국’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에서 스마트 무인 자판기를 도입했다. 대다수 브랜드가 스마트 무인 자판기 도입 이후 매출 확대를 맛보고 있다.

“원래 스마트 무인 자판기는 외부 판매용이 아닌 저희 제품으로만 채우려고 했었죠. 외부에서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습니다.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무인 유통 플랫폼을 구축한 점을 장점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거래명세서를 통해 재고를 발주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면, 스마트 무인 자판기는 재고데이터가 자동으로 떠 버튼만 누르면 입고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로 어느 제품이 어느 상권에서 어느 시간에 잘 팔리는지 자체 분석도 할 수 있고요.”

이진구 프레시고 대표

이진구 프레시고 대표이사가 서울 강동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자판기 왕국 日 수출 부푼 꿈

이 대표는 향후 프레시고가 간편식 무인 유통 플랫폼 고도화부터 수출까지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국내 자판기 시장이 여전히 성장 가능한 시장인 점도 매력 요인이다.

“식품·외식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인건비 상승 등에 매장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컸습니다. 코로나19로 이 시장은 당분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겁니다. 특히 자판기 시장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5년 안에 3만개 자판기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자판기 1대당 월평균 100만원 정도의 매출이라면, 월 300억원 정도의 규모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본은 자판기 시장이 500만대 규모지만, 우리나라는 최고 많았을 때가 30만대 수준입니다. 계기만 만들어진다면 이전과 다른 시장이 열릴 수 있는 거죠.”

실제 3만개 자판기 공급 목표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님을 입증해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부터 아파트단지, 무인카페, 공유오피스, 대학교 기숙사 등 다양한 곳에 입점이 이뤄지고 있다. 향후 군부대나 기업 구내식당 등의 입지 확장도 예고하고 있다. 조만간 주류 자판기 허용이 가능해지면 숙박업소에 주류와 간편 안주류 등의 자판기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 때문에 접근은 못하고 있지만,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일본과 미국 등에 수출해보고 싶어요. 플랫폼 고도화를 이뤄내 자판기 왕국인 일본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대표는 제품 다양화와 맛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일부 제품은 아웃소싱으로 공급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80%까지 자체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닭 요리가 가장 많은 국가임에도, 찜닭이나 삼계탕 등 한식 닭요리를 제대로 밀키트화 하지 못한 것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비상함으로 똘똘 뭉친 이 대표가 다음에는 어떠한 수순을 보여줄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장면이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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