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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을 위해 10년을 준비하자

창간기획 '100세 시대 신보릿고개 브릿지 만들자'
소득공백 55~65세 건너야 할 '고난의 강'

입력 2014-09-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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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50세 전후의 직장인들이 '보릿고개'에 대한 두려움에 빠져들고 있다.

 

보릿고개의 사전적 의미는 '하곡인 보리가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가을에 걷은 식량이 다 떨어져 굶주릴 수밖에 없게 되던 4∼5월의 춘궁기(春窮期)를 표현하는 말'(한국민족문화대백과)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선 지 10년이 다 돼 가고 있는 요즘 보릿고개를 논하는 것은 우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앞둔 직장인들이 보릿고개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사전적 의미의 보릿고개가 아니다.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수입 없이 지낼 10여년을 걱정하는 '신(新)보릿고개'다.

 

 

1면-절벽-최종수정

 

 

은퇴연령이 빨라지면서 소득 없이 지내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은퇴자의 평균 연령은 53세다. 2017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기는 하지만 현재 법적 정년인 55세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 수급은 직장에서 물러나 수입이 없어도 받을 수가 없다. 현재 국민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은 61세. 애초 60세부터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수급연령이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생 이후는 65세가 돼야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에만 의존하고 있다면 직장에서 은퇴한 후 10여년 동안 수입 없이 살아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노후 전문가들은 정년퇴직 나이인 55세부터 국민연금이 시작되는 65세까지의 10년을 ‘마(魔)의 10년’이라고 일컫는다. 

 

55~65세대에는 7개의 가파른 고비를 마주하게 된다. 우선 정년퇴직으로 직장에서의 소득이 끊기지만 공적연금은 받지 못하면서 ‘소득 리스크’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이 시기에는 지출이 증가한다. 우선 이 시기에 대부분의 가정은 자녀가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상태다. 또 몸 상태도 점점 안 좋아지면서 의료비 지출도 늘어나기 시작한다. 부채 압박도 더욱 커진다. 명함이 없어지면 금융기관의 대출 상환 압박이 거세진다. 

 

따라서 미리미리 마의 10년을 준비하지 못하면 미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산을 꺼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8.6%. 빈곤율은 중위소득의 50%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우리나라 노인 절반 정도가 상대적 빈곤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은퇴 후 국민연금을 타기까지 ‘신보릿고개’를 넘기려면 가교(브릿지)가 될 상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퇴한 뒤 10년 정도 생활할 수 있는 돈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그 후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2의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장기간 투자를 하면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득공백기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오래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금융권의 가교형 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의 1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 나갔느냐에 따라 인생 2막의 풍경이 달라질 수 있다. ‘신보릿고개’를 겪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마의 10년을 넘길 생활비를 확보해 놓겠다는 목표를 갖고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지호 기자 better5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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