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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순신은 나의 스승"… 19금 '이순신 코믹스'의 온리 콤판

[사람人] '이순신: 전사 그리고 수호자' 국내 완판… 美 그래픽노블 작가 온리 콤판

입력 2015-1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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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온리콤판의 그래픽노블 '이순신: 전사 그리고 수호자' 한국어 번역판이 출간 한달만에 완판되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
 

“요즘 한글을 배우고 있어요.”
그리곤 화이트보드에 ‘승리를 위하여!’라고 또박또박 써내려가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은 그는 온리 콤판(Onrie Kompan), 미국의 그래픽노블(만화와 소설 중간 형태의 어른들을 위한 만화 혹은 통속소설) 작가다.

이순신에 빠져 최근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의 그래픽노블 속 주인공은 이순신, 한국 역사 속 실존 인물이다.

‘이순신: 전사 그리고 수호자’를 비롯해 ‘이순신: 추락한 복수자’(YI SOON SHIN: Fallen Avenger), ‘이순신: 사냥꾼 그리고 파괴자’(YI SOON SHIN: Hunter and Destroyer) 3개 시리즈, 각 시리즈별 4개 이슈(Issue, 그래픽노블은 20쪽 안팎의 이슈 형태로 출간 후 합본해 단행본으로 출간한다)로 구성된 영어 버전의 ‘이순신 코믹스’는 별도의 제작사나 배급사도 없이 4만 5000권을 팔아치울 만큼 대단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첫 번째 시리즈인 ‘이순신: 전사 그리고 수호자’가 한국에 출간됐다. 출간 한달 남짓, 한국어 책은 초판이 완판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인들의 이순신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순신 장군을 세계적인 영웅으로 알리는 데 최선을 다 할 겁니다.”


◇ “진정한 이순신의 제자, 불가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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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순신이냐”는 질문에 온리 콤판은 "진정한 이순신의 제자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사진=양윤모 기자)

“제가 진정한 이순신의 제자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가 가장 많이 받은 “왜 이순신이냐”는 질문에 온리 콤판은 스스로가 ‘이순신의 제자’라고 칭했다.

“이순신은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어난 사람이에요. 무과에 응시했지만 말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반복해 오늘날의 영웅이 됐죠. 삶의 방식을 바꾸자는 게 아니에요. 이순신 같은 국민적인 영웅에 감사하고 불가능한 일은 없음을, 그리고 세상은 여전히 살만하다는 걸 깨닫기를 바랐어요.”

이순신의 숙적으로 알려진 원균에 대해서도 꽤 깊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원균에 대해 “결국 정의의 문제다.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도 스스로는 우주 평화를 지키고 있다고 믿었다”며 “이순신 코믹스에서의 원균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주 흥미로운 라이벌”이라고 설명했다.

영어권에서 흔히 쓰는 ‘리’(Lee)순신이 아닌 ‘이’(Yi)순신이다. 이에 대해 그는 “Yi가 더 나은 표기다. 제대로 발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40년 전 보디빌더였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성공할 수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어요. 영어도 못하는데다 그의 이름은 발음하기 어렵다고도 했죠. 하지만 오늘날 그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이순신 역시 마찬가지로 더 나은 표기를 찾은 거죠.”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우며 한국을 접했고 룸메이트의 추천으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보고부터 이순신에 빠지기 시작한 그는 이순신 코믹스를 위해 2년 동안 ‘난중일기’, ‘징비록’, ‘임진창조’ 등 한국 역사서는 물론 사무엘 하레이(Samuel Hawley)의 ‘임진전쟁’, 스테판 턴불(Stephen Turnbull)의 ‘사무라이의 침략, 한일전쟁 1592-1598’ 등을 독파했고 한국을 6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게 스토리텔러 온리 콤판을 중심으로 이탈리아의 만화가 지오바니(Giovanni Paolo Timpano), 아르헨티나의 채색전문가 아드리아나(Adriana De Los Santos), 레터링 전문가 조엘(Joel Saavedra), 편집자이자 공동작가 데이비드(David Anthony Draft) 등 세계 각국의 크리에이터들이 의기투합해 ‘이순신 코믹스’를 완성했다.  

 

 

◇ 역사 왜곡, 선정성, 폭력성 등의 비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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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글을 배우고 있다며 화이트보드에 ‘승리를 위하여!’라고 또박또박 써내려가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사진=양윤모 기자)


“어느 한 페이지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어요. 이야기의 흐름을 고려해 재배치하고 다듬고…. 미국에서도 그래픽노블은 오래도록 평가절하돼 왔어요.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슈퍼맨’, ‘배트맨’ 시리즈가 그래픽노블로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재평가되기 시작했죠. 그래픽노블은 영화만큼이나 좋은 책이에요. 힘든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벽난로 앞에 앉아 그래픽노블을 읽으면 편안해져요.”

다소 거칠고 강한 낯선 그림체, 선정성, 폭력성 등과 더불어 역사 왜곡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말에 그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응대할 것”이라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3부작 중 두 번째 시리즈를 완결하는 게 급선무예요. 결국 펀딩의 문제죠. 하지만 약속할 수 있어요. 어떤 일이 있어도 시리즈를 끝낼 겁니다!”

‘이순신 코믹스’에 대한 애정과 의지를 다진 온리 콤판은 진주대첩의 김시민, 의병장 곽재우와 논개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주성을 지키고 왜군과 싸운 김시민은 짧은 이야기로라도 다루고 싶을 만큼 멋진 인물이에요. 의병장 곽재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분명 멋진 일을 했을 거고, 더 많은 부분을 알고 싶어요. 그리고 논개는 비극적 결말을 맞았지만 흥미로운 인물이에요. 자기방식대로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로운 죽음을 맞은 진짜 영웅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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