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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환경경제 이야기]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대응 최하위권 국가에서 벗어나려면

경제성장만이 살 길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온 국민들이 다함께 ‘탈 탄소’를 선언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입력 2020-01-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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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아왔다. 우린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마음으로 우리 주변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지난 날들을 떠나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즈음과 같이 큰 변화의 소용돌이속에서는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겐 항상 위기를 느끼면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란 항상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기 때문에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우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낼 수 있느냐 위험에 빠지냐가 결정되기 마련이다.

기회란 날아가는 화살과 같아서 이를 포착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의 큰 흐름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곳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회를 포착하여 내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런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여야 우리들에겐 희망 찬 내일이 주어지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위주의 고도성장이라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민족의 자부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성장이라는 찬란한 빛속에는 부작용이라는 검은 그림자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잊어버린채 우린 성장만이 우리들의 살 길이라는 환상에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오지 않았나 반성하게 된다. 결국 숨어있는 검은 그림자를 그냥 방치한 채 지속적인 경제성장만을 누릴 수 있다는 착각이 많은 부작용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지 않았는가 여겨진다.

검은 그림자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환경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화학 공업위주의 수출산업을 육성시켜 나가기 위해서 서해안과 동해안에 집단적으로 환경오염업체를 입주시켜 세계적으로 가장 환경오염이 심한 나라가 되었다.

환경오염의 핵심은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주범이다. 온실가스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어 지구온난화라는 기상재앙을 발생하게 만들었고 미세먼지는 온 국민들을 만성질환으로 시달리게 만들어 우리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젠 더 이상 환경문제를 이대로 방치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0년 새해부터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담하게 되어 세계 각국들이 경쟁적으로 기후관련 산업에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미세먼지로 인하여 많은 국민들이 만성질환으로 고생을 하고 있어 더 이상 이를 지켜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렇지만 우린 아직도 산업단지에서 피어오르는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가 우리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졌다는 자부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화석연료의 연소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는 우리들에게 피와 땀이라고 치부하기 전에서 이를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되는 당면과제라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 동안 검은연기를 우리들은 피와 땀이라고 여기고 환경문제를 등한시하였던 결과 우리나라 국민경제는 장기 침체의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왔다. 그렇지만 환경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희망찬 새해를 맞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환경문제 해결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2일, 기후관련 국제 비정부기구(NGO)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기후변화 대응지수 2020’을 발표하였다. 그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가 대상국 61개국 중 58위로 최하위권이라고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밝혀졌다.

우리나라는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데다 2030년 중장기 목표도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2℃ 목표’ 달성에 턱 없이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즉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은 전체 59위, 에너지 소비 저감 노력은 전체 61위로 ‘매우 미흡(very low)’한 수준이란다. 기후변화 대응 꼴찌국은 미국으로 파리협약 공식 탈퇴를 선언하고 61위의 불명예를 차지하였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3일, 뉴욕에는 UN 기후행동 정상회담이 열려 세계 각국 정상들은 ‘2050 탄소제로’를 선언하였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한계선인 1.5°C를 넘지 않으려면 전 세계의 기후행동을 현재 보다 3배에서 5배까지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하였다. 특히 87개의 글로벌 기업은 1.5도 목표에 맞춰 ‘과학기반목표 이니셔티브(SBTi)’를 발표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또한 뉴질랜드와 노르웨이, 칠레, 콜롬비아, 피지, 덴마크, 코스타리카 등은 기존 목표를 상향 조정하며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하여 2020년 6월, 서울에서 제2회 P4G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P4G란 ‘녹색성장 및 글로벌목표 2030을 위한 연대’(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로 제1차 P4G 정상회의는 2018년 10월에 덴마크에서 개최되었다. 이 회담은 녹색성장, 지속가능발전, 파리협정과 같은 지구적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기 위해 기업,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파트너십으로 매 2년마다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제1차 P4G 정상회담은 8개 회원국 (한국, 덴마크, 베트남, 멕시코, 칠레, 에티오피아, 케냐, 콜리비아) 정상들과 민간파트너(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세계자원연구소, 도시기후리더십그룹)들이 참여하였다.

참가국 정상들은 기후변화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리더십이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모색 방안을 담은 ‘코펜하겐 행동 선언’을 도출하였다. 그리고 식량·농업,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 등 주요 5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발전, 촉진, 확산시켜 나갈 것을 선언하였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2차 P4G 정상회의에서는 2020년 파리협정이 적용되는 첫 해로,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P4G 정상회의의 주제를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포용성장’으로 결정하였다.

이를 토론하기 위해서 기존 5개 분야(물, 식량 및 농업,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에 △미세먼지 대응 △스마트시티 △청년과 여성의 참여 등 우리 관심분야 특별 세션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각국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 NGO, 학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 하는 대규모 포럼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제2회 P4G 정상회담의 개최국으로서 기후변화 대응 최하위권 국가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다.

유엔환경계획은 지난해 11월 29일, 제9차 탄소배출량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즉 2014년에 2016년까지 주춤했던 전 세계 이산화 탄소 배출량이 2017에는 1.6%로 증가하였고 2018년에는 다시 2.7%가 증가해 총 371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 되었다고 밝혔다,

이와같이 탄소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은 중국 5%, 인도 6% 등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대국들의 배출량이 다시 늘었고 미국도 역시 2.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 미만 수준이긴 하지만 유럽연합의 경우 이전과 비교해 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서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주선으로 제74차 유엔총회 기간 중 기후행동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세계 각국과 대기업들이 다함께 ‘2050 탄소 제로’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권유하는 자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2050 탄소제로’로 가기 위해서 ‘우리들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하는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도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 또는 중단하여 ‘2050 탄소제로’를 달성시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일에 앞장 서야 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에너지부문( 전력, 화석연료 연소)이 29%, 산업부문이 16%, 소비(수송, 건물, 쓰레기)부문이 22%, 산림과 농업부문이 33%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중 30%는 선진국에, 70%는 개발도상국에 분포되어 있어 개도국들이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실시하지 않으면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임업과 농업에 저감기회가 개도국에 집중되어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개도국의 환경투자에 대한 지원문제가 국제적인 협의를 통하여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제시하고 있는 ‘450시나리오’에서의 감축방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발전분야가 에너지관련 배출량의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대로 방치한다면 2050년에는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기술 등을 통하여 2007년 대비 90% 감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태양열, 풍력, 연료전지 등 새로운 발전원을 건설하고 전기차가 일반화되며 스마트 그리드에 의한 전력수급 조절이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둘째, 산업부문에서는 성공적인 탄소포집 및 저장(CCS)을 통하여 철강, 시멘트, 화학, 정유, 제지산업 등 탄소배출을 감축시킬 수 있다.

셋째, 건물부문에서는 직접 배출이 10%, 전기를 이용한 간접배출까지 합하면 30%를 차지하고 있다. 냉난방, 수도와 전력사용, LED조명 등 건물에 대한 에너지효율화 시설이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넷째, 수송부문부문에서는 기존 내연기관은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대체하여 배출량의 70%를 감축하게 될 것이며 2050년에는 바이오 연료와 전기차의 비중이 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세계 최고의 석유 생산국으로 알려진 사우디가 ‘비전 2030’이라는 탈 석유선언을 발표하였다. 즉 사우디 GDP에서 비석유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6%에서 50%로 높이며 정부 수입의 75%, GDP의 45%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석유 없이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경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석유생산국도 탈 석유를 선언하고 있는 마당에 화석연료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왜 ‘탈 화석연료 선언’을 할 수 없는 것인지 되새겨 보아야 일이다.

찰스 따윈은 “종의 기원”에서 “이 세상은 똑똑하거나 힘센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놈이 살아남는다.”는 생존법칙을 발표하였다.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에서 생존법칙은 결국 똑똑해지거나 힘이 세지기 보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지혜를 터득해야 되는 것이다.

중국 주역의 “계사전”에는 “궁즉변, 변측통, 통측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부족하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통하게 되며 통하면 오래 지속된다.”는 의미이다. 즉 어떤 일이 막히게 되면 결국에 변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변한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여 막힌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막힌 문제가 해결되어야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지속되어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21세기, 디지털 경제는 다른 어느 시대보다도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응하려면 내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결국 살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뱀이라는 동물은 껍질을 벗지 못하면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변한다는 것은 단순히 흐름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큰 흐름을 읽고 5년, 10년 변화에 대비하여 나가기 위해서 내 자신을 혁신시켜야 한다.

혁신(革新)에서 “革”이란 가죽을 의미한다. 가죽을 벗겨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말로 “가족을 벗겨내듯이 큰 아픔을 감내하지 않지 않고는 새로워 질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0년 새해 아침, 우린 개혁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대응 최하위권 국가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경제성장만이 살 길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온 국민들이 다함께 ‘탈 탄소’를 선언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길임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김종서 기자 jongseo24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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