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산업·IT·과학 > 석유화학 · 정유 · 가스 · 전력

유가 대폭락…정유업계 1분기 실적 불투명

입력 2020-03-10 13:18 | 신문게재 2020-03-11 5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DNFTKSCLX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끝내고 증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조짐 속에 국제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체된 소비로 인해 수요 개선 기대감이 낮은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들의 추가적인 실적 하락이 우려된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10.15달러(24.6%)나 하락한 수치로,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역시 10.91달러(24.1%) 하락한 34.36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인 지난 6일에는 WTI와 브렌트유에 비해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중동 두바이유 현물 역시 이날 15.71달러 하락해 32.8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날 국제유가는 지난 주말 OPEC+의 감산 관련 회의 결렬 이후 주요 산유국들이 유가 하락을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유가 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음달 선적분 공식판매가격(OSP)를 대폭 인하하는 등 증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가 현재 일평균 970만 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을 다음달부터 1000만 배럴을 상회하도록 증산할 수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 감산 연장에 반대해 협상을 결렬시킨 주요 국가인 러시아 역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유가 하락과 관련해 “낮은 수준의 유가를 6~10년간 견딜 수 있다”고 발언했다.

최근 실적 하락을 겪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들은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추가적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기본적으로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개선돼 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미국의 셰일오일 혁명으로 전 세계에 저유가 기조가 확대됐던 지난 2015~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된 바 있다.

다만 최근에는 저유가로 인한 수요심리 개선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부진한 상황으로 오히려 현 시점에서 정제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재고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관련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수요를 일평균 9990만 배럴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2009년 이후 첫 수요 감소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설비 가동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 SK에너지는 최근 정유 공장의 가동률을 80%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 말 최대 생산량 대비 90% 수준으로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