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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 냉랭한 남북간 분위기 반전시킬 수 있을까

입력 2020-09-20 14:40 | 신문게재 2020-09-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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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9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DB)

 

남북 정상이 평양과 백두산에서 손을 맞잡았던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이 조용히 지나갔다.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은 9·19 공동선언에 대한 이행 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메시지뿐이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의 영향도 있겠지만, 2년 만에 차갑게 식어버린 남북 간 분위기를 그대로 투영했다.

북한 매체들도 태풍 피해에 대한 복구 소식과 코로나19 방역 등의 소식을 전할 뿐 평양 공동선언에 2주년에 대한 보도는 일체 다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3일이 향후 한반도 정세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새벽 문 대통령은 화상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올 연말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때는 이번 유엔총회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매해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대북메시지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해왔다.

지난 2017년 9월 제72차 유엔총회에서는 북한의 붕괴나 흡수통일 등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고 핵을 포기한다면 남측은 물론 세계의 경제적 지원이 뒤따를 것임을 약속했었다. 또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촉구하기도 했다.

2018년 9월 제73차 유엔총회에서는 1년 동안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간, 북미 간 있었던 정상회담 등 성과들을 설명하면서 북한이 비핵화 결단을 내린 만큼 국제사회가 이에 대한 부응을 해줘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동공동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74차 유엔총회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하노이 노딜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에서 어떠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는 아직까지 알려진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관련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미뤄 볼 때 직접적인 대북 메시지보다는 국제사회에 대한 당부와 지지 촉구 메시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난항의 원인이 상대에 대한 신뢰 부족인 만큼 국제사회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증인이 돼주는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통일부를 중심으로 남북 관계 개선 노력에 속도를 내면서 대화 재개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 6월 16일 개성공단에 위치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하기로 한 뒤로부터 남측의 계속된 대화 제의 및 관계개선을 위한 제안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국인 미국의 대선 상황을 지켜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있기에 오는 11월까지는 침묵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하지만 이번 유엔총회에는 미국과 국제사회는 물론 북한도 주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통해 밝히는 내용이 북한의 관심을 끈다면 빗장이 걸렸던 대화의 문도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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