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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금리인상 연내?...이주열의 '당분간'은 몇 개월인가?

美연준 ‘상당기간’은 ‘6개월’로 해석

입력 2021-05-30 15:47 | 신문게재 2021-05-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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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당분간’이라는 시간적 측정이 모호한 용어를 금융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놨다. 어떤 상황에서 어느 폭까지 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국내 경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위험선호 성향의 확대,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에 보다 유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의 용어, ‘당분간’은 흔히 금융공학적 쓰임말이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경제 상황에 맞춰 금리 정책 정상화를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때를 놓쳐서도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그런 내용과 같이 놓고 판단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당분간(當分間)’의 사전적 의미는 ‘앞으로 얼마간, 또는 잠시동안’이다.

시장 관측통들은 이 총재 발언중 ‘당분간’과 함께 ‘어느 정도 개념은 있다’는 부분을 눈여겨 본다. 한은이 금통위 회의 후 발표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이나 총재 발언에서 쓰는 단어는 의도적으로 선택한 표현들이다. 전 세계가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정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입을 주시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미국의 경우 2014년 3월 재닛 옐런 당시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현 추세라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하다”고 말한 적 있다. 기자회견에서 이번 한은 금통위와 마찬가지로 ‘상당 기간이 어느 정도를 의미하나’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옐런 의장은 “구체적으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6개월 정도”라고 답했다. 이후 시장은 연준의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을 ‘6개월 정도’로 해석한다.

미국 사례를 한국에 빗대면 ‘당분간’과 ‘어느 정도 개념은 있다’라는 이 총재의 언급은 금통위가 앞으로 6개월 안에, 다시 말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금융계는 꿰맞춘다. 이 총재가 이례적으로 “미국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연내 금리 인상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한편 정치가 변수라는 의견도 있으나 이 총재는 선을 그었다. 한은 총재 임기와 내년 대통령 선거를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다는 시각에 대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총재 개인이 아니라 금통위가 금융과 경제 상황에 맞춰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총재 임기나 정치 일정과 무관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종합하면 ‘경제 상황’이 금리정책의 절대 상수다. 하지만 경제 상황의 호전을 가름하는 지표는 다양하다는 게 ‘또 다른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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