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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오롯이 나로 서기에서 시작한 ‘문화기획이라는 일’

[책갈피] 문화기획이라는 일

입력 2024-03-18 18:00 | 신문게재 2024-03-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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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난타’ 홍보마케팅팀, 티켓링크 등 나름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떠난 세계여행, 유럽일주를 통해 외연을 확장했다.(사진=본인 제공)

 

이보다 직관적인 제목이 또 있을까.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이자 문화기획자이며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의 ‘문화기획이라는 일’은 자칫 문화기획이란 무엇인지부터 성공하는 법을 알려주는 실용서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화기획이라는 일’은 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홍보마케팅팀, 티켓링크 등 나름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떠난 세계여행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호기롭게 독립해 고군분투해온 17년 여정을 담고 있다. 그 여정 속에는 문화기획이라는 일부터 그들이 갖춰야할 소양, 창업의 지속성에 필요한 것들,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한 비결, 네트워킹, 바람직한 공공기관 및 권위적인 공무원 대응법 등이 담겼다. 

하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실무적 조언과 유 소장이 걸어온 삶의 여정만큼 빛나는 가치는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골라서 하고 오롯이 나에 집중하면서도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바탕에는 ‘일만 하면서 나이 먹지는 말자’ ‘돈 많은 부자보다 마음이 부자인 중산층이 낫다’는 철학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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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이라는 일|유경숙 지음(사진제공=넥서스)

책의 전반부인 ‘문화기획자의 세계에 들어서다’에 그 여정을 담았다면 ‘문화기획자의 독립을 목표하다’에서는 경제적 불안, 창의력 고갈 등의 위험에도 독립 문화기획자로서 지금에 이른 과정과 미래를 담았다.


개인의 의지든, 전세계에 창궐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경제 불안으로 강제적으로든 ‘독립’ 혹은 ‘창업’해야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다. 유 소장은 그 도전의 핵심을 개인 브랜드의 완성과 지속성으로 꼽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자기 객관화와 전문성의 객관화가 최우선이다.

자신이 종사해온 일에 대한 전문성과 능력치, 자립 가능성 등을 냉철하고도 엄중하게 가늠하는 셀프 메타 인지는 필수다. 

자신의 장점과 개선점,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공헌도, 성향 등을 스스로의 시점이 아닌 제3자,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생각지도 못한 가능성을 만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단지 문화기획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굳이 창업, 독립, 창직에 적용되는 것만도 아니다. 그가 책 첫머리에 배치한 것처럼 ‘모든 일의 시작은 기획이다.’ 문화 뿐 아니라 뭔가를 성취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계획하는 기획은 모든 일의 시작이다. 거대한 세계 혹은 국가 행사부터 당장 이번주에 있는 친구의 생일 축하 파티까지. 그리고 그 기획의 밑거름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늘 샘솟는 천재가 아니라면 경험이다. 

그 경험을 어디에 쓰냐는 결국 본인의 몫이다. ‘난타’의 홍보마케팅으로 공연계에 발을 들여 티켓링크에서 절로 체득한 문화예술 전분야의 통계와 시장의 흐름, 사업적 연계성 그리고 해외시장 조사를 위해 떠난 장기 세계여행, 유럽 일주와 다양한 일로의 외연확장 경험이 그의 무기가 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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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홍보마케팅팀, 티켓링크 등에서의 공연기획 및 마케팅, 데이터와 비즈니스, 세계여행, 유럽일주 등의 경험은 '오롯이 나로서기' 그리고 외연확장의 무기가 돼주었다(사진=본인 제공)

그렇게 그는 ‘난타’ 마케팅팀, 티켓링크에서의 재직, 세계 및 유럽 일주를 통해 수집한 90개국, 1만2000여개의 해외 공연 및 축제 정보를 정리하는 세계축제연구소를 만들었다.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이자 10권의 책을 출판한 저자이기도 한 그의 ‘유럽축제사전’ ‘놀면서 재우는 세계축제 1·2’ ‘시끌벅적 세계의 시장’ 등 중 일부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더불어 여수세계박람회 총감독단 자문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 평가위원, 서울시 축제위원회·서울시 광화문광장 운영위원회 위원, 경기도 제2지방재정 투자 심의 위원, 충청남도 방문의 해 집행위원 등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위원, 한국여행작가 협회 정회원, 문화계 여성 전문가 활동 기회를 넓히기 위해 2018년 출범한 여성 문화단체 협동조합까지. 

그는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며 지금에 이르렀고 그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N잡러가 일상이 되는가 하면 다양한 업종에 종사한 경험이 중요해진 시대, 그 여정의 원동력이자 믿는 구석은 결국 ‘나’ 그리고 ‘오롯이 나로 서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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